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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밝혀내는 과학수사대원 2박3일 체험







“범죄수사 현장입니다. 관계자 외에 출입을 금합니다.”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쳐진 사건 현장. 방 안 카펫에는 여기저기 핏자국과 발자국이 남아있다. ‘경찰’ ‘수사’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조심스레 현장을 살피고 있다. 고글을 쓰고 흰 장갑까지 낀 모습이 영락 없는 수사관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어린 학생들이다. 드라마 ‘싸인’처럼 생생한 과학수사 체험현장을 찾아갔다.

과학실험 배우고 직접 범인을 밝혀내는 과학수사 캠프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 캠퍼스에서는 최근 2박 3일 일정으로 ‘과학수사캠프’가 열렸다. 한국STS연구소에서 개최한 이 캠프는 지문감식법, 혈액형 판별법, 현미경 사용법 등을 배우고 모의 사건현장을 직접 수사해 범인을 밝혀내는 체험형 캠프다. 생명공학과 유전공학, 과학수사에 관심 있는 전국의 초·중학생 100명이 참가했다.

첫째 날은 예비실험을 하며 기본소양을 쌓았다. 대표적인 지문감식법인 형광분말법과 닌하드린법을 배우고 실제로 자기 지문을 채취해 샘플을 만들어 본 것이다. 대장균을 이용해 DNA를 추출하는 실험과 혈액형 판별실험도 했다. 과학수사에 필요한 예비실험을 하고 과학수사 이론 강의까지 들은 학생들은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머리카락이나 지문 등 범인의 증거물이 있는지 찾아봐.” 수사반장을 맡은 김준형(서울중대초 6)군이 지시했다. 이우재(서울 중대초6)군이 핀셋으로 머리카락을 수집하는 사이 최재하(서울 한양초 6)군은 자로 발자국 크기를 정확하게 쟀다. 김군은 형광 분말 가루를 이용해 라이터에 묻은 지문을 채취했다.

여정수(서울 광남초 6)·이정운(서울 금화초6)군은 프로파일러 역할을 맡았다. 범죄심리 분석관이라고도 불리는 프로파일러는 용의자의 성격과 행동유형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은신처를 추정한다. 법의학적 증거나 생물학적 증거를 찾아내는데 주력하는 수사관과 달리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카펫에서 발견한 혈흔의 혈액형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머리카락으로 DNA검사도해보자.” 수사반장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증거물을 가지고 실험실로 이동했다.

실험·토론하며 수사망 좁혀가는 과정에서 분석력과 발표력 키울 수 있어

증거물 분석을 위한 과학실험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실수로 증거물을 무용지물로 만들거나 엉뚱한 결과를 도출하면 전체 수사의 방향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재학생들과 STS연구원들이 도우미로 나섰다. 이들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실험을 도와주고 다양한 과학용어와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줬다. 이우진(서울 중대초 6)군은 “DNA 분리추출 실험이 어려워 애를 먹었는데 형들이 도와줘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며 “교과서에서만 보던 과학 원리를 실험을 통해 익히니 재미도 있고 쉽게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실험을 끝낸 학생들은 조별로 수사 결과를 정리하고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토론을 했다. “용의자 A는 휘발유를 이용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는데 현장에는 휘발유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 용의자에서 제외해도 될 것 같아.” “하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과 발자국은 용의자 A와 일치률이 가장 높았어. 함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주장을 펼치고 증거자료를 보며 반박을 하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한국STS연구소 박석원 교육팀장은 “실험과 토론을 하며 수사망을 좁혀가는 과정에서 논리력과 분석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며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캠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범죄수사·과학수사와 관련된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었던 것도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얻은 소득이다. 김경근(서울 중대초 6)군은 “피해자의 사망경위를 밝혀 수사에 도움을 주는 법의학자에 관심이 생겼다”며 “범죄학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관련 학과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범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강력범죄가 많이 일어나면서 현대사회에서 과학수사는 필수가 됐다. 박 팀장은 “CSI 같은 범죄 수사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범죄학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프로파일러·국립과학수사원 수사관·법의학자·법의관 등은 미래에 뜨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학 분야에서는 외국의 최신 이론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어학공부도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과학수사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증거물 채취를 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범인을 색출하고 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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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