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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단정 맨 앞, 침투도 먼저 … 김규환 대위 ‘UDT 리더십’




안병주 소령

21일 해적에 의해 납치된 지 일주일 만에 해적을 격퇴하고 삼호주얼리호와 선원 21명을 구조한 우리 군의 ‘아덴만 여명작전’은 한 편의 영화였다. 추격전에 나선 뒤 1, 2차 군사작전에서 목숨 걸고 나선 최영함의 해군 특수전(UDT/SEAL) 대원들과 현장을 총지휘한 청해부대 최영함의 조영주(대령·해사 40기) 함장은 물론 작전 완료 후에도 부상한 선장을 위해 헌혈까지 하며 국민의 곁을 지킨 군의관 정재호 중위, 삼위일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완결판 드라마였다.

 21일 새벽의 ‘완벽한 작전(Perfect Operation)’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18일과 21일 1, 2차 작전 때 총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전에 나선 특수전 부대원들이다. 1차 땐 7명이, 2차 작전 땐 15명이 투입됐다. 합참은 “특수전 부대원들의 경우 다시 작전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모든 부대원의 얼굴, 이름이 공개되지 않지만 그들은 분명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전사(戰士)들이다.

 이번 ‘아덴만 여명작전’엔 아무리 위험한 순간에서도 현장의 지휘관이 선두에 서고 복귀할 때 맨 뒤에 선다는, UDT의 ‘나를 따르라”는 정신이 빛을 발했다. 지난 18일 오후 2시44분. 해적 일부가 삼호주얼리호 인근을 지나가던 몽골 선박을 납치하기 위해 삼호주얼리호에서 내리면서 상황은 긴박해졌다. 첫 교전이 벌어질지 모를 가장 위험한 순간, 최영함의 UDT 지휘관 안병주(소령) 검문검색팀장이 부대원 6명과 함께 고속단정(RIB) 두 대에 나눠 타고 삼호주얼리호로 향했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 선원들과 분리되는 절호의 순간이었다.

조영주 함장 지휘 아래 양동작전이 시작됐고 링스(LYNX) 헬기가 해적 보트를 공격했다. 링스 헬기의 포격이 계속되던 오후 3시24분. 당황한 삼호주얼리호의 해적들이 투항 의사를 표시했다. 안 소령 등은 속도를 높였다. 순간 배 위의 해적들이 사격을 가했다. 안 소령과 김원인 상사, 강준 하사가 해적이 쏜 로켓포와 총탄의 파편을 맞아 부상했다. 맨 선두에 위치한 안 소령이 가장 크게 다쳤다.

 21일 이어진 2차 작전. 이번엔 지휘권을 물려받은 김규환 대위가 14명의 대원을 이끌고 맨 앞에 나섰다. 고속정을 타고 삼호주얼리호 후미로 다가간 김 대위는 침투용 특수 사다리를 이용, 맨 먼저 배위에 올라섰다. 조타실에 진입하고, 격실 문을 열며 해적들을 소탕할 때 부하들의 공격 루트를 만들어 준 것도 김 대위였다.

 현재 오만의 병원에서 등에 박힌 파편 제거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 중인 안 소령은 1994년 학군 39기로 임관, 특수전 초급반과 폭발물 처리 과정, 특수전 해상 대테러 교육을 받았다. 특수전여단 폭발물처리대장, 작전사 특수전 담당, 대테러 담당을 역임한 특수전 분야의 작전통으로 특수전·전술 분야에 탁월한 베테랑이었다.

주위에선 “일을 추진하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진돗개”로 알려져 있다. 안 소령은 파병 직전 동기생들과 모인 자리에서 “청해부대 검문검색대장으로서 해적과 부딪치는 상황이 왔을 때 함정에서 지휘할 거냐, 대원들과 현장을 함께할 거냐”란 얘기가 나오자 “현장에서 대원들을 지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고 한다.

김원인 상사는 링스 헬기에서 해적의 사살과 아군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저격팀장이지만 이날 가장 위험한 1차 작전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1차 작전에 나선 부대원들의 망설임 없는 용기와 투혼은 해적들에게는 청해부대가 공격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을 심어 주고, 청해부대 대원에게는 단결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청해부대가 추격에 나선 뒤 현장 작전 총지휘자에 나선 조영주 함장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 성공은 청해부대 300명이 이룬 것이 아니고 우리 군 전체가 평소부터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전투 능력을 연마한 결과”라고 말했다.

 ◆선장 위해 헌혈까지 한 군의관 정재호(28) 중위=‘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총상으로 부상한 삼호주얼리호 선장 석해균(58)씨는 이번 작전 성공의 또 다른 영웅이다. 오만 살랄라의 술탄 카부스 병원에 입원 중인 그를 최영함에서부터 밀착해 돌보고 있는 이가 있다. 최영함 군의관 정재호 중위다. 그는 수술한 석씨가 출혈이 심해 혈소판이 부족하다고 하자 22일 현지에서 자신의 피를 헌혈했다. 의료 지원 임무차 한국에서 건너온 장병 2명도 주저하지 않고 정 중위와 함께 헌혈에 동참, 모두 3명이 각각 500mL를 석 선장에게 헌혈했다.

 정 중위는 지난 21일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이 벌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살랄라 술탄 카부스 병원까지 5시간가량 헬기로 이송되는 동안 석 선장 곁을 계속 지키며 응급조치를 취한 군의관이다. 석 선장은 21일 3∼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계속된 안정제 투여로 여전히 수면 상태에 있지만 손과 얼굴을 움직이는 등 점차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석 선장의 몸에는 늠름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군 장병들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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