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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계의 이선희’ 박라온, 병원로비서 나눔공연 펼쳐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로비에서 나눔 콘서트를 하는 박라온(가운데). [조용철 기자]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박라온(33)씨는 서울시립대 조경학과를 나온 공학도다.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따는 조경기사 자격증을 졸업 후 6년이 지났을 즈음 늦깎이로 땄다. 재즈 때문이었다. 지난 주말 만난 박씨는 “재즈 아카데미 수강료를 벌려고 건설회사 아르바이트나 청소 아르바이트도 했다”며 “재즈가수로 인생 항로를 정해 (자격증이) 필요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좋아하는 재즈를 계속하려니 그게 필요한 상황이 되더라”고 했다. 그는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재즈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앳된 얼굴, 작은 체구지만 신들린 듯한 ‘스캣(목소리로 하는 즉흥 연주)’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재즈계의 이선희’로 불린다. 박씨는 레퍼터리가 다양하다. ‘My favorite things’ 등 재즈 스탠더드 곡에 머물지 않고 ‘진도아리랑’, ‘하숙생’ 같은 국내 민요나 가요를 편곡해 재즈로 부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한다.

 “재즈는 어떤 음악이든 재해석할 수 있는 툴이에요. 클래식이든, 트로트나 가요든, 재즈라는 색깔을 입히면 세련되고 새로워지거든요. 고 유재하씨도 재즈 코드 진행이 많은 노래를 했답니다.”

 그는 바쁜 스케줄을 쪼개 지난 13일 강남 세브란스 병원 로비에서 한 나눔 콘서트에 대해 얘기했다. 개그맨 출신 트롯트 가수 박범수씨의 사회로 성우 권희덕씨가 먼저 환자들의 쾌유를 비는 시를 낭송했다. 이어 ‘서울솔리스트재즈오케스트라’ 단장 홍순달(45)씨가 이끄는 쿼르텟의 감미로운 재즈 반주에 맞춰 박씨가 재즈 스탠더드인 ‘Love’와 ‘Fly to the moon’을 불렀다. 어느새 병원 로비는 음악소리에 끌리듯 모여든 환자와 가운을 입은 의사, 간호사로 꽉 찼다. 이윽고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귀에 익은 ‘하숙생’이 재즈 선율을 타고 흐르자 순식간에 장내가 조용해졌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는 80대 할머니는 맨 앞자리에 앉아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다. 환자복 차림의 한 남성은 링거를 맞으며 지켜봤다.

 “저만의 색깔 있는 노래들로 이웃 분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작지만 야무진 박씨의 꿈이다.

글=조강수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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