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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하나 낳을 때마다 33% 손해 … 분만실 폐쇄할 수밖에 없어”




대한산부인과학회 박용원 이사장은 “저출산 문제에 빛을 발하는 게 산부인과다. 하지만 진료환경은 열악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여성분들, 산부인과와 친해지세요.” 대한산부인과학회 박용원(61·연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장) 이사장이 새해에 던진 화두다. 그는 가정과 사회가 존립하기 위해선 여성이 건강해야 한다고 믿는다. 박 이사장은 40세 이상 고령 임신·임신 중독증·전치태반 등 고위험 임신 분야 국내 1인자다. 전국 병원에서 치료가 힘든 고위험 임신부는 모두 그에게 의뢰한다. 박 이사장이 최근 고위험 임신을 넘어 여성질환 인식 제고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해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퍼플리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분만 병원 수가 점차 줄고 있다. 여성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도 진료할 전문의가 없다면 공염불에 그친다. 생명 탄생 최전선에 있는 박 이사장을 만나 여성질환 인식 제고 노력과 산부인과의 현안을 들었다.


-‘퍼플리본’은 어떤 캠페인인가.

“매년 5월 셋째 주를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으로 정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중 발병률 6위다. 전단계인 자궁경부 상피내암(0기)까지 포함하면 여성암 2위로 올라선다. 2008년 한 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받은 여성이 총 1만7000여 명이다. 암 검진이 늘며 발병률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10만 명당 17.9명으로, 선진국의 10.3명보다 높다. 예방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캠페인을 시작했다.”

 -자궁경부암 예방이 중요한 이유는.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되면서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었다. 한 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 중 35세 미만 여성환자 비율이 11.3%로 10여 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평범한 성생활을 하는 여성의 약 80%는 일생에 한 번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HPV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흔한데, 지속적으로 감염되면 암으로 진행한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면.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선 20세 이상 여성, 결혼에 상관없이 성생활을 하는 여성은 1년에 한 번 자궁경부 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은 현재 유일하게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이다. 백신은 HPV 중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의 70%를 예방한다.”

 -올해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주요 현안은.

 “저출산과 산부인과 전공의 미달 문제다. 두 사안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최근 5년간 전공의 미달 사태가 이어져 정원의 60%에 그친다. 너무 낮은 산부인과 분만 수가가 원인이다. 정부는 세계화를 주장하는데, 국내 분만 수가는 미국 저소득층 생계보조비인 ‘웰페어’ 분만 수가의 10분의 1이다. 지난해 자연분만 수가를 25% 인상했지만 인건비·재료비·경비를 뺀 한 산부인과 분만실 원가를 분석하면 이익률이 -42%다. 올 7월부터 추가로 25% 인상할 예정이지만 그래도 -33%다. 적자를 견디지 못해 분만실을 폐쇄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전문의가 돼도 갈 곳이 없고, 개원을 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전공의 지원을 하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전공의가 줄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산부인과 의사의 첫 번째 의무는 건강하게 아이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특히 저출산 시대에 빛을 발하는 게 산부인과다. 결국 전문의와 분만 의료기관이 줄면 진료에 차질이 생기고, 피해는 국민이 떠안는다. 만혼이 15%로 늘며, 고위험 임신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35세를 넘긴 임신부는 젊은 여성보다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또 응급 임신부, 부인암 등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 국내 산부인과학을 발전시킬 인재가 바닥나는 것도 문제다. 산부인과 전공의 미달은 국가적 손실인 셈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확보는.

 “최근 정부가 전공의 기피과인 흉부외과 진료비를 100% 올렸다. 산부인과도 점진적으로 현재 분만 수가의 300%는 인상해야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래 국가 동량을 살려내는 산부인과 의사가 보람을 갖는 의료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올해 임신·출산 예정인 가정에 조언을.

 “태교에 관심이 많은데 무엇보다 임신부가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배 속의 아기도 편안한 감정이 전달된다. 고령·고위험 임신부라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산전 진찰을 잘 받으면 큰 문제없이 출산할 수 있다. 건강한 아기를 갖고,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된다.”

황운하 기자


박용원 이사장은

1976년 2월 연세대 의대 졸업/ 1981년 3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 취득/ 1983년 3월~1986년 2월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전임강사/ 1986년 11월~1988년 2월 Division of perinatal medicine wesley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kansas Fellow/ 1998년 3월~현재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2003년 3월~2004년 2월 용인세브란스병원장/ 2009년 10월~현재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2010년 8월~현재 세브란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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