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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가족 이끈 주부 유하연씨

18일 오후 아산도서관에서 유하연(42·여)씨 가족을 만나기로 약속했다. “약속 시간 보다 조금 늦게 오나보다”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씨 가족은 어느새 먼저 도착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느라 열람실 곳곳을 뒤지고 있었다. 책 한 보따리를 챙기고서야 겨우 유씨 가족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거실 TV 없애고 서재로 꾸며보세요”

글=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한 달 평균 100권의 책을 읽은 가족









아산도서관을 찾은 유하연씨 가족은 읽고 싶은 책을 고를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유씨 가족은 한 달 평균 100권의 책을 빌려간다. [사진=조영회 기자]







아산도서관은 매년 독서왕 가족을 선발해 시상한다. 해마다 가장 많은 책을 빌려 간 가족을 찾아 아산도서관장상을 주고 부상으로 도서상품권 등을 선물한다. 지난해에도 6명이 뽑혔다.



 이중 유씨 가족이 1위를 차지했다. 유씨 부부와 삼남매, 이렇게 5인 가족이 아산도서관에서 대출해간 책이 무려 900권을 넘어선다. 1~9월까지 대출 건수를 기준으로 했으니 한 달 평균 100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산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만 그렇다는 얘기다.



 유씨 가족은 청소년문화센터와 이동도서관 등 책을 빌려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이렇게 책읽기를 좋아하니 한 달에 100권을 훌쩍 뛰어 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책 읽는 아이 만들기 위해 노력



유씨는 삼남매를 낳아 기르면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거실에 TV를 없애자. 그리고 TV가 사리진 거실을 책이 가득한 서재로 만들자.” 이를 실행에 옮기기 까지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특히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을 제일 많이 했다. 그래도 많은 책을 읽을수록 아이들의 꿈은 커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덕분인지 아이들은 한글도 깨치기 전에 엄마가 읽어주던 동화책을 줄줄 외울 정도였다.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독서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유씨 가족 전체 독서량의 80%는 삼남매가 읽은 책이다.



큰아이(최문경·17·온양여중3)는 교과공부 시간이 많아지면서 독서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한 달 평균 3~4권의 책을 꼬박 읽어낸다.



 둘째 선경(14·한올중1)이는 한 달에 10권, 가장 독서량이 많은 것은 막내 훈환(11·온양동신초4)이다. 한 달에 50~60권의 책을 읽는다. 훈환이는 요즘 로봇 등 만들기와 과학의 신비에 푹 빠져있다.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



큰딸 문경에게 물었다. 꿈이 뭐냐고. 어려서부터 많은 책을 일고 자란 아이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없는 데요” 진로를 탐색 중이란다. “세상에 할 일은 많지만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좀 더 고민해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TV를 보지 못해 혹 불만은 없을까? “없는 데요” 마찬가지 대답이다. “가끔 인기 아이돌 그룹 이름을 못 알아들어 놀림거리가 되기도 하지만 내가 읽은 책 얘기를 못 알아듣는 건 친구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 별 걱정은 없다는 태도다. 둘째 선경이는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고, 막내 훈환이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유씨에게 물었다.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책을 골라주는 기준 같은 것이 있는지. 유씨는 “아이들이 관심 가져 하는 책을 가능한 많이 읽도록 한다”고 말했다.



 유씨 자녀들은 소설 같은 문학 도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성장 속도에 맞춰 가리지 않고 읽었다.



 혹 학교 공부를 소홀히 해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물어 보았다. 유씨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엄마는 아이들이 공무원이 됐으면 좋겠지만 각자 자기 꿈을 소중히 키워 가길 바란다. 그리고 그동안 읽은 책과 앞으로 읽을 책이 인생을 사는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은 안 하는 게 좋을 뻔 했다. 유씨의 삼남매는 평범했다. 그러나 다른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조급함 없이 여유롭게 가꾸어 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독서의 힘 일까?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거실에 TV를 없애고 서재로 꾸며 볼까?”하는 생각을 심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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