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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미·중 정상회담에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이유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예상대로, 워싱턴 G2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 적어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은 이번 회담을 그렇게 자평할 것이다. 물론 미국 사람 성에는 차지 않을 것이다.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 중에 경제 쪽만 보자. 모두의 관심인 무역불균형에 관해, 두 사람은 ‘중국이 시장경제로 나아가는 것, 강하고 균형된 글로벌 경제’를 얘기했다. 양국 간 불균형=글로벌 불균형이니까, 이 말은 양국 간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양국이 할 바를 다하겠다는 게다. 모범답안이다.



 ‘어떻게?’에 관해서도 두 정상은 정답만 제시했다. 좀 뜨뜻미지근해서 그렇지 정답은 정답이다. ‘(중국의) 환율이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는 노력을 (가속)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합의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위안화 절상 속도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이 우려하는 인플레 진정에도, 중국이 바라는 내수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가르치듯 얘기했을 것이다. 중국은 변명을 늘어놓았을 것이다.



 위안화 절상을 가속화한다는 등 통 크게 합의하면 좋겠지만, 미국에 등 떠밀렸다는 소리를 들을 입장이 아닌 후 주석에겐 아주 곤란한 내용이다. 그래서 오바마는 기자회견에서 “후 주석이 시장결정 환율체제로 나아가겠다고 했다”고 선언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양자 대면에서 중국이 수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여기까지였을 것이다.



 환율 외의 것부터는 중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끌려가는 분위기로 바뀌었을 게 눈에 선하다. 중국은 “우리는 수출주도에서 내수주도로 성장전략 기조를 바꾸고 있다. 실제로 최근 무역불균형이 줄어들고 있다”며 운을 뗐을 것이다. 그러고는 “미국이 너무 많이 써서 불균형이 생기니 정부도 민간도 이제 그만 씀씀이를 줄여라. 미국이 경쟁력을 높여서 수출을 늘려라”는 주문으로 미국을 가르치려 했을 것이다. 그래서 오바마가 체면 불구하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수출을 늘리고 중국은 내수를 늘린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공식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보나마나 두 사람 사이에서는 거시정책 얘기도 틀림없이 나왔을 것이다. 중국이 “미국이 돈을 푸는 양적 확대는 신흥국에 인플레이션을 부르는 등 폐해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을 게다. 도덕적 우위에 젖어 있는 미국으로선 좀 불편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잘라 말해 두 정상은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서울회의에서 합의한 것 이상을 내놓지 못했다. 표현은 몰라도 알맹이는 서울회의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래서 언론의 평가나 관계국의 반응이 시큰둥하고 기껏해야 (둘 간의 싸움이 번지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우리까지 시큰둥할 수 없다. 이번 G2 정상회담에 감사해야 할 입장이다. 우리가 하고 싶지만 덩치에 눌려 하지 못했던 말을 양국 정상이 대신해 줬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더 많이 더 빨리 절상해야 한다는 얘기는 미국이 대신하고, 미국이 양적 확대를 자제해야 한다는 말은 중국이 대신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국 합의에 감사해야 할 더 중요한 이유는 양국 합의가 양국 무역마찰을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번지게 할 수 있는 뇌관을 제거해 글로벌 경제체제가 안정을 되찾는 데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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