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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구리 찌꺼기에서 황금이 쏟아지네~”





금값 고공행진 속 국내 최대 금 공장 가보니



LS니꼬동제련 울산 귀금속 공장 직원이 주조틀에서 금괴를 떼어내고 있다. 이 공장에선 광석에서 구리를 만들고 난 찌꺼기(슬라임)에 섞여 있는 금을 추출해낸다.





처음엔 그냥 검은 흙덩이였다. 이걸로 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11일 오후 LS니꼬동제련 울산 귀금속 공장에서 연탄재 같은 동(구리)광석 찌꺼기를 봤을때다. 곽창모 LS니꼬동제련 귀금속팀장은 “동광석을 제련해 구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슬라임’이란 찌꺼기가 떨어져 나온다”며 “슬라임 1t을 가공하면 약 10~20㎏의 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옆 공장에선 1250℃의 용광로에서 가열해 녹인 슬라임을 틀에서 널찍한 판때기 모양으로 찍어내고 있었다.



이 붉은색 판때기를 황산이 섞인 대형 수조에 담가 전기분해하는 것이다. 바다에서 김을 양식하는 모습과 비슷했다.



곽 팀장은 “판때기가 녹으면서 은 성분은 티타늄판에 달라붙는다”며 “은을 만들고 밑에 남은 찌꺼기를 녹여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해 금을 만든다”고 소개했다.



 금값이 고공 행진하면서 국내 최대 금공장인 LS니꼬동제련 울산 공장도 덩달아 바빠졌다. 순금 1돈(3.75g) 시세는 3년 전인 2008년 1월 9만원대에서 최근 20만원대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해 8월 출시한 ‘민티드 바’(Minted Bar·틀에 넣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계로 찍어 생산한 금괴) 생산 공장의 경우 은행·증권사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24시간 가동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금을 만드는 과정은 일반인의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금광에서 금을 캐낸다거나 강가에서 반짝이는 사금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다. 동(구리)을 제련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금을 생산하는 것이다. 곽 팀장은 “국내 수요 대부분은 외국산으로 충당한다”며 “국내에선 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칠레·인도네시아에서 들여온 동광석에서 금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이 동광석으로 처음 만드는 것은 구리다. 동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여 펄펄 끓는 액체로 만든 다음 널찍한 판때기로 찍어낸다. 이 판때기를 황산 용액에서 전기분해해 구리를 뽑아낸다. 남은 찌꺼기로 같은 과정을 반복해 은·금·백금 등 귀금속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곽 팀장은 “찌꺼기에서 순도 99.99%의 금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금괴를 만들어낸 다음엔 무게를 재고 일련번호를 새긴다. 번호를 잘못 새길 경우 다시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작업은 경력 30년 이상의 숙련공이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가장 큰 금괴는 12.5㎏짜리다.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팔뚝만 한 금괴다. 수출용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시세로 6억1400만원에 달한다.



 작은 금붙이라도 가격이 높기 때문에 보안이 철저한 게 특징이다. 금공장 내외부를 16대의 폐쇄회로TV가 감시하고 있다. 조상돈 총무팀장은 “금속탐지기를 출입구에 설치해 작은 금붙이도 통과할 수 없다”며 “공항 입출국 심사에 준하는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귀금속 공장에 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입자의 신발까지 벗겨 검사할 정도다.



 업계에선 지난해 국내 금 공급량을 65t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에선 지난해 55t의 금을 생산해 48t을 수출하고 국내에 7t을 공급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나머지 금은 수입하거나 기존 금을 녹여 재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이 회사가 올린 금 관련 매출은 2조2600억원. 동광석 찌꺼기에서 노다지를 캐낸 것이다.



울산=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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