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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 끝낸 작가 김은숙





“모교 신입생 광고에 쓸 사진을 달래요 … 아, 내가 성공했구나 했죠”



시청률 30%를 넘기며 인기몰이를 한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 “모두가 주원앓이(‘앓이’는 특정 인물·대상을 좋아하고 아파하는 인터넷 용어)를 했지만, 나는 (주원의 모친인) 분홍앓이를 했다. 분홍은 캐릭터 중에 가장 악랄한데, 대사를 쓰면서 대리만족도 했고 연기도 좋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드라마 한 편을 두고 이렇게 요란해도 되는 걸까. 방영 내내 ‘신기하고 얼떨떨한, 동화 같은 순간’을 선사했던 SBS ‘시크릿 가든’이 16일 막을 내렸다. 백화점 사장과 스턴트우먼의 신데렐라 스토리에 서로 영혼이 바뀌는 설정까지, 상투성과 비현실 일색이었지만 시청자는 눈물과 웃음으로 공감했다. 최종회 방영을 앞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커피숍에서 김은숙(39) 작가를 만났다. 동대문구청에서 진행된 최종 촬영장면을 보고 오는 길이었다. 결말에 대해선 “서로 영혼이 바뀔 정도로 마법 같은 순간을 겪었던 남녀에게 걸맞은 해피 엔딩”이라고 했다.



- 마지막까지 신드롬이 뜨거웠다.



 “장애인 구역 불법주차를 두고 ‘40년 동안 주차선을 그려온 장인이 손수 한 줄 한 줄 그려 놓은 곳’이라고 경고한 안내문까지 나왔더라.(웃음) 시청률은 ‘파리의 연인’ 때가 더 높았는데, 반응은 이번이 더 뜨거운 것 같다. 인터넷이나 TV프로에서 패러디가 쏟아지고 책·음반·트레이닝복도 활발하게 팔렸다. 글 쓰는 사람으로서 드라마 속 책이 많이 팔려 좋다. 나를 키워준 것도 그들의 글이었으니까.”



 - 톡톡 튀는 대사 일색이다. ‘한 땀 한 땀’은 물론,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등에서 리듬감이 느껴진다.



 “한 자 한 자 죽을 힘을 다해 공들여 썼다. 기본적으로 ‘은·는·이·가’를 거의 쓰지 않는다. 스피디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반면 상당히 문어체적이다. 드라마를 실전으로 쓰기 시작해서 작법을 모른다. 문예창작과에서 시·소설 배운 대로 쓰니까 다른 드라마와 달라 보이나 보다.”



 강릉 태생인 김 작가는 고교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신경숙 작가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1997년 서울예대 문창과에 입학했다. 학창 시절 문창과 20주년을 맞아 동문 초청행사를 열었을 때 신 작가를 가까이서 만난 순간을 아직도 소중하게 기억한다. 얼마 전 2011년 신입생 모집광고에 신경숙·김은숙 두 사람의 얼굴이 나란히 나왔다. 그는 “사진 달라고 요청이 왔을 때, ‘아 내가 성공했구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순수문학의 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거니까. 신춘문예 두 번을 낙방했다. 대학로에서 희곡을 쓰는데 너무 곯아서 뭐라도 먹고 살고 싶었는데, 드라마 제의를 받았다. 당시 내겐 어마어마하게 큰 돈이었다, 월 70만원.” 그렇게 기획작가로 첫발을 디딘 게 ‘태양의 남쪽’(2003)이었다.



 ‘파리의 연인’을 비롯한 ‘연인 3부작’과 ‘온에어’ 등을 연타시킨 김 작가는 요즘 회당 3000만원을 받는 1급 작가다. 스스로 “드라마라는 상업장르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다”고 했다. 신우철 PD와 정치드라마를 했던 ‘시티홀’은 그 중 시청률이 좋지 않았던 편. 이 대목에서 그는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다.



 “내가 늘 공격 당하는 게 시청률만 내는 나쁜 드라마를 쓴다는 거다. 그렇다고 좋은 드라마 시청률이 높은 것도 아니다. 앞으로도 소위 ‘좋은 드라마’를 할지는 생각해봐야겠다. 그러려면 재벌과 여주인공 같은 자극적 소재를 피해야 하는데, 알다시피 시청자는 그런 데 반응한다.” 이번 드라마에 대해서도 “재미 있긴 하지만 독한 드라마”라고 했다. “마법·판타지 때문에 포장이 잘 됐을 뿐 말이 거칠다. 라임은 평생 한번 들어도 상처가 될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고 했다.









화제가 된 현빈(사진 오른쪽)과 하지원의 거품 키스.



 - 김주원(현빈)도 까칠한 말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도 ‘주원앓이’ 열풍이다.



 “아쉬운 소리 안 하고 자란 아이니까 남에게 상처될 말을 일상용어처럼 쓴다. 로열 패밀리로 컸으면 겸손하거나 착할 수 없을 것 같다. 주원이가 일반적인 재벌 주인공과 다른 점은 ‘저렴한’ 사고를 한다는 거다. 브랜드를 알아봐줬으면 하고 가난한 여자로 인해 재산이 반 토막 나는 것을 참지 못한다. ‘나는 네가 가난한 게 싫다’는 식의 직설화법이 욕망에 솔직하단 점에서 호응이 컸던 것 같다. 계획했던 캐릭터가 현빈과 만나면서 더욱 사랑스러워졌다.”



 - 현빈이 해병대를 지원해 더 큰 화제가 됐다.



 “7년 전 처음 만났을 때(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도 군대는 해병대로 갈 거라 했다. ‘내 첫사랑이 해병대인데 멋지다’고 해줬다. 다시 만나니 어른이 돼 있더라. 그런데 해병대라고 특별히 훌륭한 건 아닌 것 같다. 군 복무는 모두 소중하니까. ”



 인터뷰 중 작가는 계속 “술도 없이 나누는 얘기, 내숭 같다”며 부담스러워 했다. "직설화법으로 얘기하다가 공격 댓글을 많이 받았다”며 말을 아꼈다. 드라마에서 대중문화 환경을 비꼬는 게 많은 것도 이런 직설적 성격이 반영된 때문이다.



 “낭만적 사랑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부부는 아직 그렇게 살아요”라고 답했다. 작가는 ‘파리의 연인’ 후 필리핀 여행 도중 만난 남편과 6살 된 딸을 두고 있다.



 “우린 아직도 떨리고 서로 손님 같은 게 있어요. 옷 갈아 입는 모습도 안 보여줄 정도로. 저는 낭만적 사랑도 노력이라고 봐요. 각자 능력을 갖춘 상태에서 최대한 신비감을 유지하는 거죠. 그리고 최대한 유치해지면 돼요. 내 드라마가 어떤 걸 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이걸 보는 동안 카드값 걱정이 안 될 정도라면 그걸로 족하겠어요.”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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