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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압록강 건너 몰려오는 마오쩌둥 초상화

100위안짜리 중국 지폐에 실린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 초상화가 압록강을 건너 남하하고 있다. 경제파탄에 몰린 북한이 대중 경제협력에 매달리면서다. 북한은 중국에 철광석과 무연탄·희토류 같은 지하자원 개발권을 주고, 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권까지 넘기면서 위안화 자본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바람에 중국 기업들은 별 경쟁자 없이 북한이란 폐쇄 시장을 마음껏 요리하고 있다. 국경지역에선 김일성 주석의 초상이 실린 북한 돈이 위안화에 밀려 찬밥 신세인지 오래됐다.

북·중 밀착현상은 지난해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일찌감치 예견됐다. 여기에 천안함 도발까지 겹쳐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자 북한은 ‘다거(大哥·큰형)’의 지갑을 향해 추파를 던지느라 여념 없다. 예컨대 북한은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음에도 지난해 410만t의 석탄을 중국에 수출했다. 남측에서 오는 돈줄이 끊기자 금단현상을 이겨내기 힘든 모양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런 동향에 대해 한국을 겨냥한 ‘성동격서’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북 관계가 막힐 때면 중국 카드를 활용해 ‘우리 민족끼리’ 감정을 자극하고 남남 갈등을 유도해 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언론과 진보진영에선 북한 경제가 중국의 속국처럼 기우는 현상을 우려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쫀쫀하다고 비판한다. 북한을 봉쇄하는 바람에 대중국 의존도를 심화시켰다는 논리다. 그러나 천안함으로 얻어맞고 연평도 포격까지 당한 마당에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교류·협력의 분위기를 되살리긴 쉽지 않다. 깡패에게 굴복하고 악행에 보상하는 방식으로 남북 화해를 추진한다면 미래의 어떤 정권도 북한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안함·연평도 출구전략은 북측의 자세 변화로부터 시작되는 게 맞다.
중국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일관되게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방점을 찍어 왔다. 전쟁도 통일도 아닌, 분단상황 유지를 지지한다는 자세다. 하지만 중국 역시 한반도 정책의 갈림길에 서있다. 무능하고 난폭한 ‘불량 친구’와 영원히 운명공동체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는 세 가지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북한 방치가 아닌 ‘북한 관리’의 시각이다. 남북 당국 대화와 별도로 북한 인권과 탈북자 지원, 북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 공조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둘째, 북한 포용의 자세다. 고구려 유민들이 세웠던 발해는 10세기께 멸망을 앞두고 신라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라는 이를 외면했다. 10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발해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해 중국사의 한 부분으로 편입되고 있다. 셋째, 중국 설득을 위한 그랜드바긴이다. 중국이 남북 통일을 지지할 명분과 실리를 부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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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