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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 기자 저력 보여드리겠습니다”

연초부터 과분한 큰 상을 안게 됐습니다. 지난 11일 관훈클럽에서 제22회 최병우기자기념국제보도상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6월에 했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단독 인터뷰를 평가받은 것입니다. 당시 취재를 같이했던 신인섭 중앙일보 영상 데스크(사진 오른쪽)도 함께 수상했습니다.
2010년 6월 6~7일자 중앙SUNDAY 1면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의 김정남이 왼손을 살짝 쳐들며 독자분들에게 인사하는 듯한 사진. 기아선상의 주민과 관계없는 통통한 몸, 브랜드 있는 셔츠와 바지. 북한 주민은 주린 배를 졸라매는데 호텔에서 풍요와 자유를 만끽하는 절대 권력자의 아들 김정남. 북한 권력과 주민의 일그러진 현주소를 그 사진은 고발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제 고백합니다만 인터뷰는 부끄러웠습니다. 정남이 팔장을 끼고 고개를 젖히며 ‘아닙니다’ ‘모릅니다’는 단답만 늘어놨기 때문입니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뱉은 권력의 말들입니다. 취재과정에서 파악된 그의 말은 당시 북한을 ‘이보다 더 생생할 수 없다’ 싶게 생중계했습니다. 우암각을 둘러싼 형제의 난, ‘오락가락’한다는 김정일의 건강 상태, 김정일과 장성택·김정숙의 관계 등 모두 처음 공개되는 박진감 있는 뉴스였습니다.

다 그렇겠습니다만 인터뷰를 위한 두어 달 준비과정, 진짜 애태웠습니다. 쫓겨났다지만 북한 절대 권력자 아들의 동선을 알아낸다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별 일을 다 했습니다. 나이 50 넘은 두 기자가 밤에 폐건물로 올라가 김정남 집을 몰래 찍었습니다. 경찰차는 왜 그리 자주 다니는지 수시로 뜨끔뜨금했습니다. 어찌됐든 마카오는 중국령. 들키면 끝이어서 초조감은 컸습니다. 돌이키니 추억입니다만 인터뷰가 되기 전 4일 오전 10시25분까지 저희들 얼굴은 허옇게 떴었습니다.

그런 노력 끝에 중앙SUNDAY 독자분들에게 세계 어느 매체도 다루지 못했던 싱싱 뉴스를 전달해 드린 것, 보람찬 경험입니다. 이제 김정은 인터뷰가 남았습니다. ‘고참 기자’의 저력을 다시 발휘해 일요일 독자 여러분의 지식 세계를 풍요롭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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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