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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뜨면 예금도 늘더라” … 금융사들 잇따라 창단

국내 기업들이 여자 프로골퍼에 푹 빠졌다.
기업들은 최근 앞다퉈 여자골프구단을 창단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10일 지난해 KLPGA투어 상금 랭킹 4위 유소연(21)을 포함해 윤채영(24)·임지나(24)·남수지(19) 등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유소연은 국내 최고 대우인 계약금 3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해외 전지훈련 비용, 개인 트레이너 비용 등을 포함하면 5억~6억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주방가구업체 넵스도 지난해 KLPGA투어 상금 랭킹 2위 양수진(20)과 재계약한 데 이어 기대주 김자영(20)을 영입했다. 지난해 신인으로 상금 랭킹 14위에 올랐고 곱상한 외모로 주목받은 김자영은 계약금 1억5000만원을 받았다.

선수들이 받는 인센티브는 우승의 경우 상금의 50%, 톱5 진입 시 30%, 톱10 진입 시 20% 수준이다. 성적이 좋으면 계약금보다 더 많은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2007년 신지애(23·미래에셋)가 당시 스폰서였던 하이마트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1억2000만원이지만 그해 9승을 올리며 인센티브로만 4억~5억원을 받았다.

롯데마트도 편애리(21)·오안나(22)를 영입해 올해 창단했다. 지난해 안선주(24)를 후원했던 팬코리아는 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지은희(25)·이일희(23) 등을 영입했다. 유소연이 빠져나간 하이마트는 미국에서 국내로 복귀한 정일미(39)와 송아리(25)를 보강했다. 여기에 한국인삼공사·우리투자증권·웅진·KDB생명 등도 여자골프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3명 이상의 여자선수들을 거느린 골프구단은 22개였다. 1~2명을 후원하는 기업까지 합치면 30개에 달했다. 올해는 7~10개의 골프단이 창단될 예정으로 스폰서 업체는 40개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 골프구단은 한국에만 존재
골프구단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구조다. 미국도 용품회사나 기업들이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구단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정일미는 “미국 선수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게 한국 스폰서다. 재정적 지원은 물론 한국 특유의 ‘정(情)’ 문화가 있어 경제적·정신적으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 구단은 미국에 있는 소속 선수의 생일 파티를 위해 소주를 긴급 수송하고, 선수들의 간식거리까지 챙겨주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소속 선수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요진건설은 연예인들이 타고 다니는 스타크래프트밴을 구입했다. 선수들이 장거리 이동 때 편안히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LIG손해보험은 소속 선수가 우승하는 순간부터 다음 날까지 리무진 승용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서비스한다.

국내 골프구단의 효시는 2002년 창단한 하이마트다. 신지애·안선주·유소연·이보미·이지영 등 스타를 배출한 하이마트는 국내·국제 대회 61승의 대기록을 갖고 있다.

선수들에게 스폰서는 자존심의 상징이자 안정적인 투어를 보장해 주는 원군이다. LPGA투어는 한 시즌 투어 참가 경비만 15만 달러(약 1억6800만원)~20만 달러(2억2400만원) 정도가 든다. 스폰서가 있으면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다. 지난해 무적 선수였던 지은희는 “로고가 없는 모자를 쓰고 나가는 게 프로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스폰서가 없다 보니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국내 1년 투어 경비도 5000만~6000만원 정도 소요된다. 캐디 비용은 대회당 3라운드에 50만원 정도. 20개 대회만 계산해도 1000만원이 든다. 한국 부모들이 직접 가방을 메는 이유는 전문 캐디도 없지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모든 대회 TV 중계로 홍보효과 최고
기업들이 이처럼 여자골프구단 창단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홍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 최고다. 국내에서도 매년 20개 이상 대회가 열리고 모든 대회가 TV로 중계되면서 언론 노출이 많아졌다. 또한 골프팬들이 주로 중상류층이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도 뛰어나다. 은행·카드·저축은행 등 신용이 생명인 금융사에서 골프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의 김주택 골프단 팀장은 “골프단을 운영하면서 인지도는 물론 예금액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은 소속 선수들을 이용한 VIP 고객 대상 라운드나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VIP 고객들도 남자보다는 여자 프로를 선호하는 편이다. 남자 프로는 주말골퍼들이 이용하는 티잉 그라운드보다 훨씬 뒤쪽에서 티오프를 하고 비거리나 실력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러나 여자 프로는 남자 아마추어와 같은 티잉 그라운드를 사용하고 파워나 거리에서 별 차이가 없어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라운드 분위기도 여자 쪽이 더 화기애애하다.

한 스포츠 에이전트는 “어느 기업이나 오너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오너들은 대부분 골프를 좋아하고 프로 무대에서 소속 선수가 승리하면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골프단 운영에 관심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KLPGA 마케팅팀의 신재은 대리는 “최근 기업들의 여자골프구단 창단 문의가 늘었다. 요즘은 정규투어 선수 대부분이 메인 스폰서가 있고 2부 투어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들은 스폰서가 있다. 선수들의 계약금도 몇 년 전과 비교해 2~3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2부 투어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신인의 경우 계약금으로 4000만~5000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는 너나없이 1억원 가까이 요구하고 있다. 골프구단은 늘어나고 선수는 부족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약금이 치솟는 것이다.

골프구단 창단 러시가 반갑지 않은 곳도 있다. 의류·용품사 등 서브 스폰서들이다. 기존에는 현물만 지원해도 고맙게 생각했던 선수들이 지금은 별도의 계약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스타급 선수들은 계약금이 지난해보다 두 배 정도 높아졌고 물품만 지원받던 선수들도 최근에는 계약금 외에 별도의 인센티브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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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