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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족집게 강사’ 모시기, 약일까 독일까

2006년 2월의 일이다. 메이저리그(ML) 투수코치 레오 마조니(당시 볼티모어)가 LG 트윈스의 하와이 스프링캠프에 인스트럭터로 등장했다. 마조니가 누군가. 1990년대 애틀랜타 투수왕국을 세운, ML 최고 투수 조련사다. 마조니는 왼손 투수 신재웅의 피칭을 지도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신재웅을 당장 ML로 데려가고 싶다. 완벽한 투구폼과 힘있는 직구를 겸비했고 컨트롤도 좋다. 우리 팀 선수라면 전반기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경험을 쌓게 하고 후반기에는 빅리그로 올려 4~5선발로 기용할 만하다.” 마조니는 “10년 전 존 스몰츠와 톰 글래빈을 처음 가르칠 때처럼 신재웅을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고까지 말했다. 신재웅은 그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LG는 올해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인스트럭터로 일본 프로야구와 ML에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사사키 가즈히로를 초빙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역시 명투수 출신 프랭크 비욜라를 선발투수 부문, 일본 세이부 감독이자 포수 출신인 이토 쓰토무를 포수 부문 인스트럭트로 모셨다. 이미 지난해 11월 마무리 훈련 때는 켄 그리피 시니어(켄 그리피 주니어의 아버지로 ML 슬러거 출신이다)가 선수들을 3주간 지도했다. 선발-마무리-타자-포수 등 네 분야에 걸쳐 최고 전문가가 등장해 족집게 과외를 실시하는 셈이다. LG는 2006년 이후 꾸준히 명강사들을 불러 ‘한 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LG는 2003년부터 포스트시즌에 단 한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LG 선수들의 이야기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도를 받을 땐 뭔가 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다들 확실히 뭘 배웠는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어쨌든 열심히 배우고, 시즌이 시작된다. 그러곤 원래대로 돌아간다. 족집게 과외의 한계다. 어차피 단기 특강은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 지속적이지 않으니 효과는 금세 사라지기 마련이다.

인스트럭터의 입장에선 어떨까. 한화에 머물다 일본 오릭스로 돌아간 다카시로 노부히로 코치는 이런 말을 했다. “한국으로 인스트럭터 일을 갔다온 지인들이 한결같이 하소연을 하더라. ‘아무래도 그 팀 소속 코치가 버젓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 말이다.” 인스트럭터는 단기 계약직이다. 그들이 돌아간 뒤 선수들을 지도할 담당 코치들이 적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해 보자. ‘이방인’들의 지도 또한 겉핥기에 그치기 쉽다.

LG는 수년간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갈등을 겪었다. 기용에 불만을 품은 투수의 아내가 인터넷에 위험한 수위의 글을 올렸다. 2군 선수가 감독 욕을 홈페이지에 올려 문제가 됐다. 마운드에서 포수와 투수가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내홍은 어쩌면 캠프 때부터 배태된 건 아닐까. 인스트럭터가 우선이니 코치는 뒷전이다. 격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니 선수들도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박종훈 LG 감독은 지난 5일 선수단 시무식에서 “2011년 우리에겐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성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강사 초빙은 그 계획의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8년간 가을잔치에 초대되지 못하는 동안 LG가 안 해본 것은 뭐였을까. ‘무엇이든’ 하는 것과 ‘어떻게’ 하는 것은 매우 다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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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