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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할머니 이야기

극단 금설의 닥종이인형극 ‘이불꽃’(5~16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이 국립극장에서 시작된 ‘2011 어린이우수공연축제’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불꽃’은 1960년대 바닷가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의미를 잔잔하게 그려낸, 부모의 사랑이 따뜻하게 와닿는 작은 무대다. 2010 서울어린이연극상 최우수작품상·연출상·미술상·연기상을 두루 수상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작은 무대 위에 장난감 집처럼 꾸며진 세트. 닥종이인형 등 무대 위 아기자기한 모든 것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춰 만들어졌으면서도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직접 인형놀이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게 만든다. 인형들의 섬세한 연기와 실감 나는 대사 속에 살아 숨 쉬는 한국적 상상력과 유머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눈으로 보는 듯하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전통적 인형극에 애니메이션, 그림자극의 요소까지 섞어 변화를 주었다. 복선과 위기를 강조할 땐 그림자극을, 역동적인 장면과 클라이맥스를 표현할 때는 애니메이션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 자극과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장치로 활용했다.

엄마의 태몽부터 출산까지 열 달 동안 순심이 가족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나가는 부모의 사랑과 부모에게 힘을 주는 아이들의 애틋한 마음을 뭉클한 감동으로 빚어낸다. 특히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기를 낳는 클라이맥스는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의 조성과 해소를 통해 아이들의 감정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부모의 존재감을 새삼스럽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아빠란 어떤 존재인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 순심 아빠. 무지막지한 군함에 부딪혀 속수무책으로 바다에 빠지는 모습은 험난한 세상에 정면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모든 아빠들의 자화상이다. 배를 잃고 가까스로 돌아온 아빠는 상심해 몸져눕지만, 배가 없어도 힘이 돼주는 가족이 있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존재가 된다.

그럼 엄마는? 순심 엄마는 배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저승사자와 결투도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엄마’다. 세상 누구도 저 혼자 태어나지 않았다. 엄마의 태몽에서부터 소중하게 비롯되어 엄마가 ‘하늘이 노래졌다 하얘지는’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내보낸 귀한 생명이 바로 ‘나’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푸르고 새가 나는, 이렇게 신비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엄마요, 아빠임은 닥종이인형이 구현하는 60년대의 세상에서나 2011년의 디지털 세상에서나 불변하는 진리인 것이다.

이 작품에 이어 창작가족극 ‘할머니의 낡은 창고’(19~23일), 음악극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21~30일)가 이어진다. 또 마리오네트 인형극 ‘목각인형콘서트’(26일~2월 13일), 창작어린이뮤지컬 ‘깃털피리’(2월 16~27일)도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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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