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공자님의 ‘트친소’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제자들에게 공자가 물었다. “지금 뭐하느냐?” 제자를 대표해 자로가 대답했다. “트위터합니다. 선생님도 한번 해보시죠.” 공자는 평소 ‘종일 배불리 먹으면서 마음 쓸 곳 없이 멍하니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장기나 바둑이라도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쪽이라 트위터를 해본다. 원래 스마트한 분이라 금세 배우고 익히더니 드디어 트위터에 대해 한 말씀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트위터란 한번에 140자까지 쓸 수 있는 짧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반성적 행위다. 트위터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소소한 일상의 단면을 기록한다. 가령, 눈이 온다. 꼬막과 홍합을 먹었다. 음악회에 갔다. 그러다 점점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덧붙인다. 제대로 잘 쓰기 위해 공부한다. 생각을 고치고 다듬는다.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 트위터의 세계에 뛰어드는 순간 깨닫는다. 이 세상에는 비범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그래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 관찰하고 성찰하고 고찰해서 타임라인에 글을 올리는 것은 그것 자체로 기쁨이다. 공자는 말씀한다. 배우고 때맞춰 부지런히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트위터에는 팔로가 있다. 나는 누군가를 따르고 또 누군가는 나를 따른다. 내 타임라인에 내가 팔로한 이들이 쓴 글이 뜬다. 내가 글을 쓰면 나를 팔로하는 팔로어들의 타임라인에 내 트윗이 뜬다. 그것은 마치 월인천강 같다. 천 개의 강에 뜨는 천 개의 달. 서로 팔로하는 경우도 있다. 감수성이나 정치적 성향, 일하는 분야, 고민이나 꿈이 혹은 닮아서 혹은 달라서 ‘맞팔’한다. 서로의 트윗을 읽고 답글을 달고 리트윗을 한다.

이런 사이를 트위터 친구라고 해서 ‘트친’이라고 한다. 어떤 트윗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완전하지만 대부분의 트윗은 거기 트친이 덧붙인 답글을 통해 확장, 심화되면서 더 아름다워진다. 실제 육신이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트윗과 멘션과 리트윗을 통해 서로를 방문하여 안부를 묻고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도 한다. 이해하거나 오해하면서 소통한다. 트위터에 트윗을 올릴 때마다 나는 친구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이 설렌다.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친구가 좋아하는 술과 음식을 마련해놓고 몇 번이고 대문에 서서 동구 밖을 쳐다보는 사람의 마음처럼 바쁘고 즐겁다. 공자는 말씀한다.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트위터는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게 마련이다. 내가 쓰는 트윗에는 그것을 읽는 팔로어가 있게 마련이다. 사람에 따라 팔로어 수는 천차만별이다. 또 내가 올린 트윗에 따라 답글이나 재전송의 수 역시 천차만별이다. 물론 나를 팔로하는 사람이 많으면 좋을 것이다. 내 글에 멘션하거나 내 글을 리트윗하는 사람이 많으면 더 좋을 것이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 것이니까. 나는 인정받고 싶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그저 나의 바람일 뿐, 아무도 나의 진면목을 몰라준다. 멘션도 없고 리트윗도 없고 팔로어도 점점 줄어든다. 그래도 불편해하지 않는 것, 연연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 트위터하는 자세다. 공자는 말씀한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불편해하지 않으니 군자가 아닌가.
공자가 조용히 자로를 불렀다. “아무래도 네가 ‘트친소’를 좀 해줘야겠구나.”



김상득씨는 부부의 일상을 소재로 『아내를 탐하다』와『대한민국 유부남헌장』『남편생태보고서』를 썼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에서 일하고 있다. 웃음과 눈물이 꼬물꼬물 묻어 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