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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학원 장삿속에 희생된 어린 학생들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 필리핀으로 어학연수 간 한국 학생 113 명이 여권을 압수당한 채 억류됐다는 소식에 터져 나온 반응이다. 영세한 유학원들이 얼마 안 되는 서류 발급 수수료를 아끼느라 현지에서 불법 연수를 자행한다는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얘기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유학원의 경우 학생들을 무(無)비자 상태로 데려갔고 필리핀에서 어학연수 하는 데 꼭 필요한 외국인 학업허가증(SSP)을 발급받지 않았다고 한다. 명백한 불법 행위지만 지금껏 숱한 유학원이 해왔던 관행이니 ‘안 걸리면 그만’이라고 여긴 것이다.

 유학원의 장삿속에 공연히 죄 없는 학생들만 피해를 입었다. 인솔자 보호 아래 숙소에 머물고 있다지만 대부분 초등학생이라는데 낯선 땅에서 얼마나 겁이 나겠는가. 영어 배우러 갔다가 어린 나이에 범법자가 돼버린 아이들의 처지가 딱하다. 다행히 필리핀 당국의 협조로 여권을 돌려받고 이달 중 귀국할 수 있게 됐지만 부모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얼마든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캐나다에 비해 연수 비용이 3분의 1 정도로 저렴해 최근 필리핀으로 떠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유학원 사이트마다 ‘무비자로 입국해도 현지 경험 많은 원장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 ‘여권과 항공권만 준비하면 최대 1년까지 연수 가능’ 등 현실을 호도하는 문구가 가득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유학원들의 영업 실태에 대한 정부 감독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부모들도 싼 곳만 찾지 말고 아이를 믿고 맡길 만한 곳인지 찬찬히 살펴야 한다.

 차제에 조기 어학연수·유학의 실익도 따져봤으면 한다. 2006년 3개월 이상 체류 목적으로 출국한 청소년이 사상 처음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상당수는 부모와 떨어져 기숙사·리조트 또는 홈스테이 가정에 머물게 된다. 관리 소홀로 여러 종류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할 만큼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인지 한번쯤 헤아려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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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