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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파워스타일] 이화여대 관현악과 배일환 교수





이화여대 관현악과 배일환(46·첼리스트) 교수는 골프 브랜드 ‘먼싱웨어’ 모델 경력이 있다. ‘간지 나는 교수님’ 기대를 품고 10일 서울 신촌 이대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웬걸. 그는 ‘헐렁한 매무새’였다. 넉넉한 스웨터에 무릎 나온 코듀로이 소재의 바지. “평소 입는 그대로”라고 했다.

 “셔츠에 카디건이나 스웨터를 가볍게 걸치는 취향이죠. 제일 중요한 스타일 코드는 ‘편안함’이고요.” 너무 꼭 끼는 옷은 첼로 활을 켤 때 불편하기 때문이란다. 서울 논현동 양복점 어테인에서 연주복을 맞출 때도 “넉넉하게 해달라”는 주문을 빼지 않는다. 원체 잘 빠진 체형(키 1m81㎝, 몸무게 75㎏)이라 품이 넓어도 잘 어울릴 것 같긴 하다. 편하면서 멋진 걸 따지니 캘빈 클라인도 즐겨 입는다. “에지 있어요. 오늘 입은 셔츠도 그 제품이죠. 사실 팬티도….” 투박한 구두는 미국에서 구입한 케네스 콜의 리액션 제품이다. 역시 편해서 골랐다고 한다.







 스타일을 말하던 그는 갑자기 와인을 책상에 꺼냈다. ‘웬 술병?’ 당황하는 기자에게 배 교수는 그가 총괄이사인 자선 공연단체 ‘뷰티플 마인드’에 기부한 은인들에게 주는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1년에 많으면 10번 정도 후진국을 찾아 연주해요. 그게 삶의 일부니 이 와인도 제 스타일의 주요한 아이콘인 셈이죠.” 배 교수는 라벨에 붙은 ‘빨간 하트’① 그림을 가리켰다. “10대 지체장애아가 그린 그림입니다. 우연히 보고 ‘나눔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아 사용 허락을 받았어요.” 와인 이름도 ‘아름다운 마음’이란 뜻의 프랑스어 ‘르 보 에스프리(Le beau Esprit)’라 붙였다. “사실 와인과 음악은 비슷해요.” 기본 바탕이 좋으면 오래 묵을수록 빛을 발한다는 설명이었다.

 애장품으로 소개한 물건도 그랬다. 낡아 빠진 캐나다 렌윅의 가죽 가방 ② . “미국에서 공부하던 1988년 아내가 250달러 거금을 들여 선물한 거죠. 제 ‘분신’이나 마찬가집니다. 여기에 악보 넣고 다니면서 음악적 내공을 수련했으니. 지금도 꼭 끼고 다니죠.”

 그는 27세이던 93년 이화여대 사상 최연소 교수로 부임했다. 6학년 때 아버지(무역업)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뒤 줄리아드·예일대 음대를 거쳐 코리안 심포니 수석으로 잠깐 일한 뒤였다. 자선 공연에 열심인 건 언젠가 정신지체아들의 연주를 들은 뒤로다. “와, 이런 환상의 소리도 있구나. 내 소린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후회와 함께 ‘남을 위한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학생들에게도 그런 정신을 가르치려 애썼다. 그래서 받은 선물이 지난해 제자들이 건넨 기념패 ③다. 스승에 대한 사랑을 ‘월드 베스트 티처’라는 문구로 표현했다. “학생들이 첼로만 배우는 건 원치 않았어요. 어느 순간 교감이 이뤄지더라고요. 서로 배려하고 나눈다는 게 뭔지. 그게 사람 사는 방법 아닐까요. 제자들도 그걸 알게 된 거죠.”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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