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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조태 칼국수

조태 칼국수 - 고형렬(1954~ )

눈이 우르릉거리는 사나운 날엔 국수를 해 먹는다. 애곤지 알이 명태머리 꼬리가 처박는 폭설. 된장을 푼 멸치국물이 가스불에 설설 맴도는, 까닭없이 궁핍한 서울. 엉덩이 들고 홍두깨로 민 반죽을 칼질하고 밀가루 뿌려놓은 긴 국숫발. 바다 모래불 가 눈발을 그리는 20년 객지, 하며 창밖에 펄펄 날리는 하늘 눈사태 바라보는 나는 이런다,

이런 날은 이 조태 칼국수만이

저 을씨년하고 어두운 날씨를 이길 수 있다.

조태 칼국수 난 모른다. 시인의 고향이 바다 있는 속초이니 그곳의 토속음식 같은 건가 보다 한다. 그냥 조태라는 소리 좋다. 좋다 또는 좋대라는 말에서 조태, 이렇게 생겨난 말인가 하는 공상도 재밌고. 인터넷 뒤져 조태가 뭔지 알았지만 지면도 모자라는 여기에 써 알려주진 않겠다. 조태 칼국수는 하여튼 좋은 칼국수. 추운 1월, 창밖 날리는 눈사태 바라보는 어둡고 을씨년한 날씨의 객지 서울에서 직접 반죽 밀어 설설 끓여먹고 싶은 국수. 스스스 소름 돋는, 그립고 쓸쓸한 맘 불어주는 고향 칼국수 더운 조태 국물. <이진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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