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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백지연의 매력 발전소] ‘아니 저 훈남이 왜 …’




마크 저커버그

몇 달 전인가 네티즌 사이에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화제였던 것이 기억난다. 전 세계 숱한 화제의 인물을 따돌리고 2010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10%를 연결해 움직이게 하는 그이니 화제라는 말 자체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그에 대한 그날의 화제는 그의 여자친구에 대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아주 편한 차림으로 거리에 서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오면서 순식간에 수많은 한국의 네티즌이 그녀에 대해 갑론을박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다수의 글은 그녀가 매력적이니 아니니 하는 것이었다. "남의 여자친구에 대해 도대체 웬?···.”

 길을 가다 내 앞에 한 쌍의 커플이 지나갈 때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아니 저 훈남이 왜?···.” 또는 “아니 저런 차도녀가 어쩐 일로?” 딱히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 한쪽의 균형이 깨져 보이는 듯한 커플을 (철저히 개인적 편견이고 착각이지만) 마주쳤을 때 나도 모르게 내 머릿속을 휘젓고 지나가는 생각일 것이다. 도대체 그녀의 매력은? 그의 매력은 무엇이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 매력이 도대체 어디에 기인하는가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관심사일 것이다. 물론 남녀 간의 매력만을 두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친구가 되고 싶다’라고 끌리는 것도 인간적 매력 때문이듯 동료, 선후배 어떤 관계에서도 감지될 수 있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매력을 두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매력이란 말의 정의야 사람들마다 각양각색이겠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누구든 매력적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구 소재 중 하나는 매력이다. 체계화하기도 어렵고 정의조차 쉽지 않거니와 노력과 정비례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결코 아니지만 일단 가질 수 있다면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파워 중에 하나임이 분명하다. 서점가에도 매력에 대한 책은 심심찮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책만 읽으면 당신도 매력만점!’ 뭐 대충 이런 요상한 구호를 내건다면 심히 의심될 수밖에 없다. 책 한 권으로 누구나 매력이 생긴다면 이 지구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동시에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먹으며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투입하고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이 다차원적이고 다면적 인간이라는 변수. 거기에 그 인간이 처한 다양한 상황적 변수까지 감안하여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대상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주는 과정을 분석해 본다면, 매력의 기제가 무엇인지는 답을 내기가 영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가.

 직업 중 하나가 인터뷰어인 내가 가장 자주 받으면서 대답하기도 별 재미없는 질문이 바로 그동안 인터뷰한 수많은 사람 중에 누가 가장 인상적이던가요?라는 질문이다. 간단해 보이는 듯한 이 질문이 곤란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인간은 그 누구라도 적어도 한 가지는 배울 것이 있고 그것이 내가 인터뷰를 하는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에 딱히 한 사람을 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또 하나 이유를 대자면 대답하는 것이 부질없기 때문이다. 누구를 지명하든 다른 누군가는 절대 동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력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 있겠는가. 탐스러운 장미를 보고도 누구는 아름답다 하고 누구는 지나치게 화려해서 싫다고 하지 않는가.

 올 초 한 신년회 모임에서도 또 그 질문을 받고야 말았다. 몇 차례 대답을 ‘강요’받고 나서야 “글쎄, 굳이 들자면. 몇 명이 떠오르긴 하는데 우선 다트머스대의 김용 총장도 인상적이었어요”라고 내뱉고 말았다. 그러자 곧바로 날아들어오는 2차 질문 “왜요?” “왜냐 하면··· 말로야 누가 거룩한 말을 못 해요. 말로만 하는 정치인들도 정말 싫증나거니와, 어디서든 입으로만 일하는 사람들 정말 매력 없잖아요. 그런데 김용 총장은 말이 곧 행동이게끔 노력하는 사람 같았어요. 언행일치? 그리고 또 꼽으라면, 마에스트로 정명훈···.” 내친김에 두 번째, 세 번째도 대려는 순간 틈새도 없이 바로 들어오는 태클. 아니다 다를까! 멋진 여성 한 명이 바로 이의를 제기한다. “언행일치가 매력의 이유라고요? 에이, 난 언행일치되는 사람 보면 숨이 막히더라. 너무 여유 없어 보이잖아요.” ‘그러게, 누가 물어보래?’ 나의 답도 오답은 아니었고 그녀의 답도 오답은 아니었다. 매력에는 정답이 없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매력을 느끼고 아니고의 역학은 그 역학관계 내에 있는 오직 둘만이 알 뿐이다. 혹시 그 둘도 모른다면? 그건 마술에 걸린 것이다.

 지금 주위를 한번 돌아보시라. 누가 매력적이고 왜 매력적인지. 아! 혹시 아직도 마음속에 ‘뭐야? 그래서 마크 저커버그의 여자친구가 왜 화제가 됐다는 거야?’라는 궁금증이 남아 계신가? 그렇다면 부디 이 글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읽어주시길. 아니면 마크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으로 말을 걸어보시든지.

백지연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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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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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