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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구조조정 칼 뺐다 … 강남 돈 굴리던 삼화저축은행 6개월 영업정지




금융위원회가 14일 삼화저축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영업정지 6개월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서울 삼성동 본점을 찾은 예금주들이 창구에서 직원들에게 영업정지와 관련해 질문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랐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서울 강남에 있는 삼화저축은행을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하고,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화저축은행은 예금이나 대출 등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





 신호는 두 가지다. 먼저 속전속결이다. 삼화저축은행이 대주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 달 안에 정상화에 성공하면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지 못할 땐 예금보험공사가 매각하거나 청산한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매우 작다. 금융위는 “자체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예보가 지금부터 매각 절차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생보다는 ‘빠른 처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2월 중순께 최종 인수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진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부터 최종 매각까지 평균 15개월이 걸렸다. 부실은행의 자산을 예보가 설립한 가교저축은행으로 이전한 뒤 제3자에게 되파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번부터 가교저축은행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인수자가 새로 만든 저축은행이 부실은행의 자산을 직접 이전받게 해 매각 기간을 확 줄인다는 방침이다. “기존 방식이 예금자에게 너무 오랜 기간 불편을 주고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또 하나는 압박 강화다. 대주주가 대상이다. 영업정지 한 달 뒤에나 시작되던 예보의 부실책임조사가 삼화저축은행에선 즉시 시작됐다. 금융위는 예보가 세무서나 법원으로부터 직접 자료를 받을 수 있게 하고, 배우자 등 관련자가 조사에 응하지 않을 때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내용으로 예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취임 이후 정부가 저축은행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와중에 일이 터졌으니 구조조정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 ‘망할 곳은 망하게 한다’는 원칙을 보여 줌으로써 업계의 자체 구조조정을 재촉하는 한편 금융지주사 등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문의 지원을 요구할 명분도 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는 철저한 자구 노력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촉진하고 선제적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화저축은행은 1971년 설립된 서울 강남의 중대형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9월 말 총자산이 1조3900억원으로 업계 20위다. 145명의 임직원이 본점과 서울 신촌지점에서 일한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삼화골프단을 창단해 화제가 됐다. 최근 수년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 안팎을 유지해 경영 상태도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거액을 대출해준 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지난해 급속히 부실화됐다. 지난해 7월 말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지고 BIS 비율이 -1.42%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경영 개선 조짐이 안 보였다. 13일 밤 금융감독원 경영평가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가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은 금융위는 밤샘 작업을 거쳐 14일 오전 7시 반 임시회의를 열고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결정했다.

 한편 이날 삼화저축은행은 몰려든 고객들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삼성동 본사 13층 강당에서 진행된 설명회엔 수백 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이 은행 고객은 4만3000여 명에 달한다. 5000만원 이상 예금자는 1500여 명이다.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 합계가 5000만원 이하면 가입 당시 이율대로 원리금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5000만원 이상 예금액은 매각 결과에 따라 돌려받는 비율이 달라진다. 예보는 설 명절을 앞두고 예금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26일부터 1인당 1500만원 한도로 예금 일부를 내줄 방침이다.

글=나현철·권희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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