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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부처 수장이 함께 섰다, 전방위 카드 꺼냈다, 그래도 물가 안 잡히면 …





[스페셜 리포트] 공공요금·등록금서 통신료·생필품값까지 눌러
매주 차관급 회의 … 물가상황실 … 감시망도 촘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7개 부처 장·차관이 1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윤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안성식 기자]





13일 오전 11시 7개 부처 수장이 국민 앞에 섰다. 새해 첫 합동 브리핑 자리다. 주제는 물가 잡기.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 장관과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그리고 취임하면서 물가기관장을 자처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대책을 발표했다.





장관들이 현안 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이렇게 모인 건 지난해 8월 말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처음이다. 물가 급등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지난해 배추값 파동에 이은 농산물 값 급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가공식품 값도 마찬가지다. 국제 유가뿐 아니라 옥수수·원당 등 국제곡물 값이 치솟은 탓이다. 시내버스 등 지방공공요금, 전셋값도 들썩인다.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도 만만찮다. 소득이 늘어나고 유동성마저 풍부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 3% 전선이 연초부터 뚫릴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1~3월에 인상 요인이 몰려 있는 것이 특히 문제다. 자칫 인플레 심리를 확산시켜 경쟁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 안정기반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다져온 ‘친서민’ 정부 이미지도 깎일 게 뻔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일 신년연설에서 물가 관리를 주문했다. 관계 부처로서는 ‘물가 불안 심리 차단을 위해 단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나온 7개 부처의 대책은 전방위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올려 정책공조의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을 들여다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관치로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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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가의 보도는 역시 ‘힘으로 누르기’다. 방법은 동결과 현장조사. 공공요금은 원칙적으로 동결된다. 정부는 먼저 중앙 공공요금을 소관부처의 책임 아래 상반기에는 원칙적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중앙 공공요금은 전기료와 도시가스(도매), 우편료, 열차료, 시외버스료, 고속버스료, 도로통행료, 국제항공요금, 상수도(광역), 통신료, 유료방송수신료 등 11개다. 상하수도와 시내버스, 택시, 쓰레기봉투 등 지방 공공요금도 인상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넘지 않게 관리된다.



 국·공립대 등록금도 올리지 않는다. 사립대 등록금은 3% 미만으로 억제된다. 학원비나 사립유치원비도 가급적 동결하도록 정부가 유도할 방침이다. 보육시설 이용료는 물가상승률 범위에서 결정되도록 정부가 관리한다.



 통신비 대책으로는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음성통화량을 20분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러면 1인당 월 2000원 이상 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다음 수단은 감시·조사. 공정위는 밀가루와 음료, 과자, 김치, 두부, 치즈 등 주요 가격불안 품목별로 가격과 수급상황, 유통구조 전반을 현장 조사하기로 했다. 또 치킨 등 가격거품 논란이 큰 제품은 원재료 구입에서 제조, 도소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유통 흐름과 기업행태, 관련 제도 등도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불공정 관행도 조사해 유통구조를 뜯어고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현재 정유사가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 가격에 연동해 국내 공급가격을 결정하는 체계가 합리적인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공급 확대나 관세 인하 카드도 동원됐다. 배추와 마늘, 고등어 등 품목은 정부가 비축한 물량과 농협의 계약재배 물량, 할당관세 물량 등을 조기 방출하기로 했다. 최근 가격이 올랐거나 오를 우려가 있는 고등어와 분유·원두, 세제 원재료 등에 대해서도 관세를 낮추고 밀가루와 타이어·식용유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관세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별시와 광역시에는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 기반도 갖춰나가기로 했다. 액화석유가스(LPG)는 5㎏ 이하 소형용기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을 집행할 그물망도 촘촘히 짰다.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합동 비상물가대응체제’ 가 그것이다. 매주 차관급 물가안정대책회의가 열린다. 각 부처엔 물가안정책임관(1급)이 지정된다. 물가상황실도 등장한다. 주요 분야별로는 ‘민관합동협의체’가 구성된다. ‘가공식품 민관협의회’ ‘석유가격점검반’ 같은 거다. 정부는 각 부처의 물가관리 실적을 정부업무평가의 핵심지표로 삼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전두환식’ ‘70~80년대식’ 물가잡기가 연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대책이 잠시 물가 상승을 억누르겠지만 훗날 큰 폭 인상이 불가피해 결국은 시한폭탄을 안고 가는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글=허귀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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