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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인터뷰 "싸우는게 제일 쉬웠어요"









마치 굵은 동아줄이 온 몸을 죄는 것 같았다, 시범을 한번 보여달라는 기자의 부탁에 그는 트라이앵글(삼각 조르기)에서 암바(팔 꺾기)로 이어지는 이종격투기 기술로 순식간에 기자의 몸을 옭아맸다. 팔에 통증을 느끼는 순간 이번엔 초크로 바로 목을 죈다. 순간 눈 앞이 깜깜해졌다. 매트를 치며 "졌다"고 말하자 그제야 풀어주며 선하게 웃는다.



'스턴 건'(Stun gun:전기충격기)이라 불리며 미국의 종합이종격투기시합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5연승을 한 김동현(30, 부산팀매드) 선수. UFC는 K-1, PRIDE FC와 함께 세계 3대 이종격투기로 8각형 철장안에서 최소한의 룰로 싸우게 하는 종합격투기 대회다. 추성훈, 데니스 강과 같은 유명한 선수들도 각기 1승 2패의 전적을 기록했을 정도로 문턱이 높다.



김동현은 UFC의 5연승을 포함해 종합전적 14승 1무 1무효로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고 있다. 김동현 선수가 훈련중인 부산시 동대신동의 '팀매드' 체육관을 찾아 갔다. 키 184Cm에 몸무게 77Kg의 군살 없는 몸매의 그는 지난 2일 네이트 디아즈와의 경기후 여전히 얼굴이 부어있었다. 왼쪽 다리 인대도 부상을 입었다.



◆싸우는 게 제일 쉬웠어요



“고2 때 일본선수의 경기를 보고 이종격투기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남성미에 반했다고 할까요. 2003년 9월 국내 대회인 KPW에서 우승하며 본격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대회의 파이터 머니는 고작 50만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3달에 1번 시합을 할 때도 있었다. 결국 그는 2005년에는 남대문 시장에서 월 70만원의 옷장사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막힌 하수도 뚫는 일 등을 닥치는 대로 했다. 구박도 많이 받았고 배고픔도 많이 겪었다.



"이종격투기선수였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장이 옷을 적게 판다고 구박도 많이 했지요. 하루 14시간 씩 서서 옷을 팔고 서울역 근처의 고시원에서 한 달에 15만원씩 주고 살았습니다. 고시원에서 공짜로 주는 밥을 물에 말아 스팸과 함께 먹으며 생활했었어요. 세상일이 힘들어 운동을 다시 하고 싶었어요. 역시 제게는 싸우는 일이 제일 쉬웠어요."



하지만 맏아들이 이종격투기를 하는데, 부모님들은 위험하다고 한사코 반대했다. 2006년 일본의 종합격투기단체인 DEEP에 진출하며 그는 "한번이라도 지면 포기하겠다"는 말로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렇게 진출한 일본에서 2006년 3승, 2007년 4승을 챙기며 7승 1무의 전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 김길철(55)씨는 아직도 가슴이 떨려 생방송으로는 경기를 못 본다고 한다.



동양의 작은 선수가 UFC에 진출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2차전 때는 UFC로부터 초대장이 달랑 선수 1명에게만 나와 코치와 통역도 없이 혼자 미국으로 건너갔다. 시차 적응 실패로 잠도 부족하고 음식이 맞지 않아 시합 전까지 설사를 했다. 시합 구경 온 유학생이 즉석 통역을 맡아주고 세컨까지 봐주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2:1 판정승.



"정말 상대 선수를 마주 잡았을 때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버티고 버티어 결국 이겼어요."



이렇게 5연승을 거둔 지금 그를 보는 시각은 이미 많이 달라져 있다. 파이터 머니도 경기당 22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올랐다. 승리 수당 4500만원은 별도다.



3년 동안 그를 훈련시킨 코치 양성훈씨는 "상대와 싸우기 3개월 전부터 선수의 특징을 비디오로 분석하며 훈련을 한다. 동현이의 그라운드 포지션과 압박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누구와 붙어도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해병대(894기) 출신이다. 연평도 포격 때 후배들의 죽음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미국에서 인터뷰할 때도 기자들에게 연평도 사건 이후에도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연평도 사건 당시 후배 해병들이 죽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UFC에는 북 선수와 만날기회가 없어서 때려줄 수도 없고...(웃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해병정신’은 그의 경기에도 묻어난다. “웰터급 챔피언인 조르주 생 피에르는 물론이고, 체급만 맞으면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표도르와도 붙어보고 싶다”며 투지를 보인다.

일부 이종격투기 선수처럼 영화나 연기를 해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천성이 연기에는 소질이 없다"며 손사랠 쳤다. 그는 오직 세계 최강의 파이터가 되는 것만을 꿈꾼다.





온라인 편집국=김정록 기자 ilro12@joongang.co.kr







※ UFC는 미국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 국에 방송되며 총 시장규모가 1조원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100만 가구가 시청한다. 국내 이종격투기 선수가 1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할 때, 김동현 선수의 UFC진출은 야구에 비하면 국내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과 비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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