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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60] 트위터 정치





빠르고 친근하고 강력하다, 의원 3명 중 2명이 140자 ‘생활 정치’





5000원짜리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었습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2011년 예산안을 처리한 후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트위터로 사과했습니다.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예산안 때문에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했을 때의 내부 상황은 의원들을 통해 트위터로 ‘생중계’ 됐습니다. 2006년 미국에서 시작된 단문 블로그 서비스인 ‘트위터(www.twitter.com)’가 한국 정치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트위터 정치’를 정리해 봤습니다.



백일현 기자



나이 지긋한 다선 의원들까지 트위팅 열기



‘트위터’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9년 5월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입니다. 불과 2년이 안 돼 트위터는 정치판의 ‘대세’가 됐습니다. 한 인터넷 매체의 조사 결과 트위터를 사용하는 국회의원은 271명 중 174명(2010년 9월 기준)으로 64%에 달합니다.



 초기엔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 민주당 김진애·최문순 의원 등 인터넷 블로그 활동을 활발히 해 온 ‘얼리 어답터’(early adapter)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이 국민과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 대해 교육하면서 나이 지긋한 다선 의원들이 트위터를 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게 됐습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9월 ‘트위터 한나라당 창당식’을 열었고, 민주당은 앞서 트위터와 유사한 당 단문 블로그인 ‘민플’(minple.net)까지 만들었습니다.



 의원들은 트위터 연구모임도 발족시켰습니다. 지난 3월 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창립행사를 연 ‘소셜 미디어 포럼(Social Media Forum)’입니다. “디지털 민주주의와 ‘새로운 광장’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로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문제를 토론하고 관련 입법작업도 하겠다고 합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원 중 1위는 팔로워 6만여 명 박근혜 전 대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팔로워’를 자랑하는 이는 누구일까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입니다. 지난해 7월 트위터를 개설한 지 6개월여 만에 6만6099명(1월 기준)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팔로’하는 이는 2802명에 그쳐 박 전 대표가 선별적으로 ‘맞팔(자신을 ‘팔로’하는 상대를 ‘팔로’하는 ‘맞팔로’의 줄임 말)’ 하는 것이 드러납니다.



 국회 밖으로 눈을 돌리면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정치인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입니다. 그 수가 15만7718명에 육박하는데, 유 전 장관이 ‘팔로’하는 이는 172명에 불과한 게 눈길을 끕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지난해 9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비교적 늦게 트위터를 개설해 ‘팔로워’ 수는 9163명입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만6620명,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6747명이네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트위터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설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주당의 ‘빅3’ 중 한 명인 정세균 최고위원의 팔로워 수는 6163명, 정동영 최고위원은 2만6227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가끔 트위터를 합니다. 청와대 트위터(http://twitter.com/BluehouseKorea)를 통해서입니다. 지난 추석엔 “추석 잘 보내시라”는 인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는 수험생 격려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실시간으로 민심 듣고 논쟁하고 친목 다져



이처럼 급속도로 한국 정치권에 트위터가 퍼진 이유는 유권자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에 무관심한 20, 30대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도구가 됩니다. 또 정치인들은 민심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을 트위터의 장점으로 꼽습니다. 본인이 제안한 정책 등에 대해 시간적 제약 없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기리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만들었으면 하는데 찬반 의견을 달라”고도 했습니다.



 트위터는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 상임위 등에서 말하지 못했던 내용을 부담 없이 털어놓는 ‘해우소’(解憂所)의 역할도 합니다. 한나라당 서병수 최고위원은 최근 “국회 12월 정말 싫다. 올해도 역시 단상점거 밀어내기 그 와중에 사진 찍고 생중계하고 부끄럽지도 않고 투사처럼 자랑스럽게 우린 언제쯤 정신 차릴까”라고 토로했습니다.



 민생 현장을 방문한 뒤 감상기 등을 올려 느낀 점을 공유하는 일도 많습니다.



 트위터는 또 다른 네트워크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정치인들은 서로의 트위터를 ‘팔로’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계파색이 엷은 정치인들이 ‘허브(Hub)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다른 정치인의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일도 ‘리트윗’으로 가능합니다.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전략은 아닐까”라고 꼬집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의 트윗을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리트윗’하면서 확산에 일조한 것이 예입니다.



 아예 정치적 논쟁을 트위터에서 벌인 이들도 있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6·2 지방선거 당시 일자리 창출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심 전 대표가 “화성기아자동차를 방문해 현장노동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올리자 김 지사가 ‘리트윗’하면서 “역시 일자리 창출의 일등공신은 기업이지요”라고 쓰고, 심 전 대표가 다시 “일자리가 매우 중요한데 도지사님 재임 중 경기도에 살업자가 늘고 실업률이 높아지니 안타깝습니다”라고 뼈있는 답변을 한 겁니다.



 유력 정치인은 트위터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면서 정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트윗 한 줄 한 줄을 친박계 의원들이 주시하고, 이재오 특임장관이 최근 ‘객토’란 글을 올려 정치권의 새 판 짜기를 주문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제가 독수리라 좀 느립니다”



정치인들의 트위터를 살펴보면 평소 근엄한 모습에서 찾아볼 수 없던 ‘애교’도 눈에 띕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대구에서 추위를 이기며 MB규탄집회 중, 팟(팥)죽 먹고 싶당”이라고 썼고, 이재오 특임장관은 “아들 전화도 안 받고 뭐하는거야. 이 글 보는 즉시 집으로 오너라”라는 가정사까지 시시콜콜하게 적습니다.



 이 대통령도 청와대 트위터에서의 재치 있는 답변으로 ‘트위터리안’들에게 ‘멋쟁이’란 얘길 들었습니다. “나 대통령입니다”라고 먼저 스스로를 소개한 이 대통령을 네티즌이 믿지 못하자 “의심이 많군요”라고 하거나, “대통령님 청와대에서 추석 보내시나요?”라는 질문에는 “비밀입니다”라고 답변해 폭소를 자아냈지요. 이 대통령은 “제가 독수리(타법)라 좀 느립니다. 답변이 짧아 미안합니다”라는 글도 올렸습니다.



 숨겨왔던 ‘기자적 기질’을 발휘하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국회와 당의 각종 행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현장중계하듯 올리는 겁니다. 직접 사진을 찍어 첨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중요 법안이나 국가적 이슈를 다루는 이들인 만큼 이들이 밝히는 ‘뒷이야기 소개’가 남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변명만 가득” 비판 속 트위터 정치의 미래는



이처럼 트위터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며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6·2 지방선거 때는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글이 수없이 ‘리트윗’되면서 “20, 30대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트위터가 선거에 영향을 주다 보니 논란도 적잖습니다.



 중앙선관위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 전에는 예비후보자 외에 어떤 사람도 정당이나 입후보 예정자에 대한 지지, 반대 등을 트위터에 게시할 수 없고 ▶예비후보자가 보낸 선거운동 정보를 받은 팔로워가 자신의 또 다른 팔로워에게 해당 선거운동 정보를 ‘리트윗’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습니다. 이에 야당 의원 등 국민청구인단 147명은 지난 3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소한으로 규제해야 하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트위터 정치’엔 다른 단점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공적인 장에서 책임정치를 하는 대신 ‘140자’ 트위터에 갇혀 자기 변명만 늘어놓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통큰치킨’ 논란 이후엔 “트위터가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도구가 됐다”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트위터가 아니라 폴리터’(political+twitter)”라는 비아냥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총선·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정치의 해’ 2012년을 앞두고 트위터의 활약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트위터(www.twitter.com)



2006년 미국에서 시작된 단문 블로그 서비스. 본래는 새가 지저귀는 것을 뜻함. 트위터의 초기 화면은 언뜻 블로그와 비슷해 보이지만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글이 140자 이내의 짧은 분량이라는 게 특징. 미국의 휴대전화 단문메시지(SMS) 최대 용량이 160자여서 이 중 140자를 기본으로 삼은 것. 다른 사람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터넷, 휴대전화를 통해 받아보는 게 쉬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트위터 용어



트윗(tweet) 트위터에 쓰는 글



팔로(follow)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계속 받아보는 것.



A를 팔로하면 A가 작성한 글이 내 트위터에 전달됨.



팔로워(follower) 자신의 트윗(메시지)을 받아보는 사람



리트윗(RT:retweet) 누군가 쓴 메시지를 자신의 팔로워에게 재전송하는 것



멘션(mention) 상대방 트윗에 답글을 다는 것. 팔로워가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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