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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욱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기준금리 올려 물가안정 의지 보여라







박태욱
대기자




연초부터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전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정부도 물가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민생안정차관회의에 이어 오늘 청와대에서 경제금융점검회의가 열리고 11일에는 설 민생대책, 13일엔 물가안정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예 사무총장 직속으로 ‘가격 불안 품목 감시·대응 대책반’을 만들면서 스스로를 ‘물가감시기구’로 자리매김했다. 물가안정이 본연의 책무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늘 하던 소리지만 이번엔 ‘확고히’라는 단어 선택이 눈에 띈다. 의지만큼은 분명히 읽힌다.



 정부는 이번 물가 오름세의 본질을 공급 부문의 충격으로 보는 듯하다. 물론 주요한 요인이다. 그래서 대책도 농수산물 비축물량 출하 확대나 수입관세 인하,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재기·가격담합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감시나 세무조사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대학 등록금 인상 자제나 공공요금 동결 같은 직접적 가격통제 정책을 곁들이고 있다. 상황이 다급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보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농수산물 수급대책 같은 건 딱히 인플레 우려상황이 아니더라도 필요가 생기면 해야 하는 것이고, 담합 등에 대한 감시나 세무조사는 공정위·국세청의 상시 임무이기도 하다. 결국 남는 건 대학 등록금 인상 자제를 강력히 ‘요청’하고 중앙 및 지방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에는 동결하겠다는 정도다. 인플레 압력을 시기적으로 분산한다는 측면에서 이해 못할 건 없지만, 이는 따지고 보면 인상요인의 ‘이연(移延)’에 불과하다. 이런 것들로 이른바 인플레 기대심리를 잠재울 순 없다.



 정부가 간과하거나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건 수요 측면의 압력이다. 지난주 이 난에서도 썼지만 지난해 통화정책이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됨에 따라 그 압력은 더욱 커져 머잖아 현재화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공급이나 가격통제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이유다. 정부가 이걸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성장과 고용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로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될 우려는 물론 남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게 보아 30% 이하, 대세는 완만한 회복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반면 인플레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그 가능성은 낮게 잡아도 70% 이상으로 여겨진다. 낮은 가능성에 대비하되 방향은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하는 것, 그게 정책이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보다는 물가 불안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면 그쪽으로 가야 한다.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날, 금통위도 함께 열린다.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동결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무엇보다도 금리 인상을 보는 정부의 시각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흔히 금리정책은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지금 올린다 해도 선제적은커녕 추수적(追隨的)이란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사가 그렇듯 내일보단 오늘이 빠른 법이다. 이번에 최소한 0.25%포인트+강력한 추가 인상 신호, 나아가 0.5%포인트 인상이란 정말로 선제적인, 물가안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박태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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