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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용두사미 되는 국방 선진화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장군 승용차의 ‘별판’을 떼려던 계획이 일주일도 못 가 수포로 돌아갔다. 장군으로서의 예우와 존중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권위주의와 형식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조치가 장군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반발에 밀렸다. ‘권위’란 하위자를 복종시키는 힘이며 위력이다. 그러나 그 위력은 하위자들이 정당성을 인정해야만 성립된다. 승용차에 ‘별판’을 단다고 권위가 저절로 따라오며 ‘별판’을 뗀다고 권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장군들에게 달려 있지 ‘별판’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의 권위주의도 타파하지 못하고서 어떻게 국방개혁을 추진할지 염려스럽다.



 합참의 인사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12월 합참은 해군소장이 맡고 있던 작전부장에 육군소장을 임명했다. 천암함 폭침 사건 이후 해군을 작전부장에 임명한 지 5개월 만에 육군으로 교체했다. 합참의 작전본부장, 군사지원본부장 및 전략기획본부장 등 중장급 자리도 모두 육군이 차지하고 있다. 순환보직의 합참차장(해군)과 교리연습부장(공군)을 제외하고 합참의 주요 보직은 모두 육군이 맡게 되었다. 육군이 합동전력을 유지하는 데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나 합동성의 근본 취지를 무력하게 하는 조치다.



 천암함 폭침은 합동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사건이다. 최초 사건 보고에서부터 사후 처리에 이르기까지 합참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군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합참에 해상작전을 지휘하는 해군도 없었고 합동작전 전문가도 없었다. 아직도 개선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합동군사령부 설치를 앞두고 육·해·공군 간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가 우려도 된다.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추진된 모든 국방개혁들이 합동성과 통합군 사이에서 합동성 강화를 선택했다. 합동성이란 총체적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육·해·공군의 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각 군이 육·해·공 전력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이기 때문에 독자적 특성을 유지하되 운영은 통합한다는 개념이다. 합동성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강조한 나라는 영국이다. 1982년 해군이 주도한 포클랜드 전쟁에서 최첨단 구축함 셰필드호가 아르헨티나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맞고 침몰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군 전체를 통솔하고 합동전쟁을 수행하는, 절대적 권한을 갖는 국방총장 체제를 만들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에 가서야 합동성을 강조했다. 1980년 이란 인질구출 작전은 참여부대의 소통부족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심지어 해병대의 CH-53 헬기와 공군의 C-130 수송기가 충돌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1983년 그라나다 작전에서 해군의 반대로 육군 헬기가 함정에 착륙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를 거울삼아 1986년 합참을 강화하는 골드워터-니콜스 법안을 통과시켰고, 1999년 미 대서양사령부를 합동전역사령부로 개편했다. 2003년 이라크전 때에는 중부사령부를 통합지휘부로 만들고 그 아래에 각군 사령부를 두어 합동성을 높였다. 해군의 토마호크와 공군의 정밀유도무기 공격에 이어 지상군과 해병대의 진격으로 3주 만에 이라크를 점령했다. 완벽한 합동작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전은 육·해·공군의 합동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3군의 균형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육군이 중심군이고 육군 병력이 해·공군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논리에 따라 국방부와 합참이 육군에 의해 장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는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법령에 명시된 국방부와 합참의 영관급 이상 장교의 육·해·공군 비율(합참 공통직위의 경우 2:1:1)을 엄격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 주요 의사결정에 해병대를 반드시 참여시키도록 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국방개혁을 논의할 때마다 합동성을 강조했지만 진전은 없다. 여전히 우스갯소리로 ‘육방부’다. 각 군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안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방 선진화를 위한 노력들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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