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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 아직 이르다







김수이
원광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지난해 말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대내외에 선언하고 그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올 4월에는 대통령령으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 제도’를 도입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 말 정부가 목표관리제와 유사한 규제요소를 포함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관련 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단체와 산업계는 생산 원가의 상승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제도적 혼선 등을 이유로 제도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녹색성장기본법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목표관리제를 의무적용토록 하고 있는 반면, 배출권거래제에 대해서는 기후변화 협상과 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해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무화돼 있는 목표관리제의 경우 2011년 시작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제도의 적용을 위한 준비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과정 중에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또 다른 제도로 배출권거래제 실시를 전제로 입법화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1년간 목표관리제에 대한 적응을 준비해 오던 산업계의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목표관리제가 이미 도입된 시점에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것은 몇 가지 사안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의 대상이 중복된다는 것이다. 현행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목표관리제의 관리업체 중 일정 기준 이상인 업체는 의무적으로 배출권거래제의 적용을 받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동일 관리업체가 두 가지 제도의 규제를 경험하게 되는 이중 규제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같이 중복을 초래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을 추진하기보다는 기왕 도입된 ‘목표관리제’에서 초과 감축분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거래 기능을 허용하는 등 보완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둘째, 국내에 배출권거래제가 도입된다면 EU ETS 등 다른 국가의 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하고 그 기준을 국제적인 흐름에 맞추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경우 국내 배출권거래제 도입으로 국내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나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은 국제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배출권거래제와 목표관리제는 목표의 불이행 시 기업이 체감하는 벌칙의 강도에서 차이가 있다. 현행 목표관리제는 목표 불이행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배출권거래제에서는 탄소 t당 거래되는 배출권 거래가격의 몇 배에 해당하는 페널티를 부과해야 하므로 기업이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인 부담이 매우 크다.



 최근 정부의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위한 과정을 보면 국내 여건이 성숙되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도입하는 것 같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제는 관련 인프라가 모두 갖추어졌을 때 제도도입에 따른 행정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제도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배출권거래제는 관련 이해관계 단체들의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제도적으로 안착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산업경쟁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는 넓은 아량도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수단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과정을 거쳐 국내에 배출권거래제가 필수불가결한 감축수단으로 모두 인식될 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다.



김수이 원광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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