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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권력누수 자꾸 말하는데 일 안 하고 딴 생각 하나”





신년연설문 회의서 20여 분간 참모들 질책



3일 청와대에서 신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가장 힘주어 읽은 부분이 있다. 맨 끝의 “올해는 정말로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해입니다…새해를 힘차게 시작합시다”는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27분간의 연설에서 가장 애착을 보인 표현”이라고 전했다.



 복수의 참모들에 따르면 이 표현에는 ‘특별한’ 뒷얘기가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확대 비서관회의가 발단이었다.



 이 회의에서 일부 참모는 “집권 4년 차인 올해엔 정무적으로 많은 난관이 예상되며, 특히 대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목청이 높아지면서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커지고, 정책 수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순간 이 대통령은 “난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러곤 “선거가 없는 내년이 가장 일하기 좋은 한 해”라며 “난 서울시장 때도 임기 마지막 날 퇴근시간까지 일한 뒤 퇴임식을 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내부에 집권 4년 차 증후군이 스며들고 있는 데 못마땅해한 이 대통령은 2일 신년연설문 독회에서 참았던 불만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고 한다.



 요지는 “‘올해가 쉽지 않다’는 말은 4년째 매년 들어왔다.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권력 누수(레임덕)’를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올해가 가장 일하기 좋고, 결실을 볼 수 있는 해다. 자꾸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 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사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일하는 사람에겐 권력 누수가 없다”였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일부 참모가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표현을 넣자고 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고 한다. 그는 “소통 부족이라고들 말하지만 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왜 정치권의 불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참모들이 나를 ‘소통 안 하는 대통령’으로 만드느냐.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지 통계를 한번 뽑아봐라”라는 취지였다.



 낮지만 강한 톤의 질책성 발언은 20여 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아니라 집권 4년 차라는 이유로 정치권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게 이 대통령 주장의 요지였다”며 “집권 후반기에 움츠러들고 나약해질 수 있는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채찍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이런 인식과 각오는 신년 연설 곳곳에 그대로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2011년은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국가가 되는 새로운 10년을 여는 해”라고 규정했다. 특히 녹색성장 등 미래 이슈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며 “실천과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신 연설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 등 정치 이슈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신년연설은 ‘레임덕 없이 일하겠다’는 4년 차 출사표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글=서승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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