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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한국







이상언
파리 특파원




프랑스 국영방송 ‘프랑스 2’ TV에서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4일 오전 7시)에 한국을 전반적으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지구 위의 눈(Un oeil sur la planete)’이라는 넉 달에 한 번씩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소재로 한국이 선택된 것이다. 3일 방송분의 제목은 ‘감춰져온 저력(La puissance cachee)’이라고 예고됐다. 한국의 잠재력이 주제라는 의미다. 세계 각지의 주요 이슈들을 다루는 이 프로그램은 2002년에 시작해 30편을 방영했다. 그동안 중국은 두 차례, 일본은 한 차례 등장했다. 모두 경제 문제가 주제였다.



 방송에 앞서 프로그램이 담긴 파일을 구해 먼저 봤다. 107분짜리 동영상은 삼성 제국, 멈추지 않는 전쟁, 한류, 사람과 신들이라는 4개의 소주제로 구분돼 있었다. 삼성전자의 기술 혁신, 북한과의 끊임없는 대치, 아시아를 휩쓰는 대중문화, 열광적으로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소개하는 형식이다. 프랑스인의 눈에 한국은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속에서 기적적 경제 성장을 이루고 문화적으로도 주변국을 능가하는, 그러면서도 종교에 심취한 곳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프로그램의 전반적 분위기는 ‘불가사의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를 들고 한국 곳곳을 누빈 진행자 에티엔 린하르트는 “독특한 나라”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는 한국의 비약적 성장을 통계 수치가 담긴 그래픽을 통해 보여주며, 교육열과 애국심을 한국 발전의 원동력으로 소개했다. 배경에는 학생들로 가득 찬 학원과 방문객들로 붐비는 독립기념관이 등장했다. 이 프로그램이 눈여겨본 것은 한국인의 열정이다. 린하르트가 만난 한국에서 일하는 프랑스인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역동성을 칭찬했다. 그들의 눈에 한국은 성취동기로 가득 찬 사람들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갈구하는 나라였다.



 프랑스에서는 요즘 『화를 내라(Indignez vous!)』라는 책이 유행이다. 나치 침략에 맞서 싸우다 투옥됐던 레지스탕스 출신의 93세 노인 스테판 헤젤이 쓴 이 책은 최근 석 달 동안 60만 권이 팔리며 프랑스 출판 역사의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이 책은 전체 지면이 30쪽에 불과하다. 책이 아니라 팸플릿처럼 보인다. 내용도 단순하다. “젊은이들여,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가 했던 것처럼 부당한 일에 항거하라”는 것이 요지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 책의 선풍적 인기를 프랑스가 오래전부터 겪어온 무기력증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안에서 보는 한국은 늘 어수선하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밖에서 보는 한국은 혈기왕성한 도전의 공간이다.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처럼 활기 잃은 모습을 드러내는 유럽에서 볼 때는 더욱 그렇다. ‘지구 위의 눈’에는 연평도 포격 사건 뒤 길거리에서 북한에 대한 보복 공격을 놓고 찬·반 논쟁을 벌이다 흥분해 주먹다짐 일보 직전에까지 이르는 한국 사람들이 나온다. 아이돌 스타가 되기 위해 10대 청소년들이 수년 동안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다. 프랑스인의 눈에는 이런 일도 모두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상언 파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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