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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앞에서 남편 욕 마라”

“내가 너희 때문에 참고 산다. 자식들만 아니었어도 진작 관뒀을 게야.”
섹스리스 문제로 진료실을 찾았던 30대 중반의 남성 K씨. 심리적 내면을 분석하는 치료과정에서 그가 되뇌었던 건 어린 시절 내내 끊임없던 어머니의 한탄이었다.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K씨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섹스리스로 살고 있다. 특별히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내와 심한 갈등이 있지도 않은데 신혼 초부터 성행위를 피했다. 사실 그의 성생활은 어린 시절 부모의 불화로 인한 불행한 가정환경과 성장기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어린 시절 K씨는 부모님들이 서로에게 애정 어린 표현이나 친밀감을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말이 없고 과묵한 아버지와 이를 맹비난하던 어머니. K씨의 내면을 분석해보니 그는 어린 시절 같은 남자인 아버지에 대해 상당한 분노와 거리감을 가졌었다.

“어머니는 늘 아버지를 욕했고, 저는 세뇌당한 셈이죠.”
K씨의 어머니는 까다롭고 부정적이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했다. 그런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불만이 생길 때마다 K씨를 포함한 아이들 앞에서 남편을 욕하기 바빴다. 어머니야 화풀이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여파는 아이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성장기 아이들은 일 때문에 밖에 나가 있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정서적으로 더 가깝다. 그래서 아이들은 엄마의 시각에서 세상과 사물을 해석한다. 엄마의 하소연을 자주 접한 아이들은 불쌍한 엄마를 괴롭히는 나쁜 아버지에 대한 공격 성향이 있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같은 남성인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갖게 된다. K씨는 치료 중에서야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어머니의 비난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당히 왜곡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뒤늦은 판단이지만, 저희 집은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가 문제였죠.”
아내들 중에는 남편에게 직접 표현하지 못한 불만이나 비난을 아이들에게 돌리는 경우가 좀 있다. 이는 사실 부부 사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아이들의 정서에 일생 동안 상당한 방해가 된다. 특히 남자아이는 어머니로부터 본능적 애정과 아들로서 아버지와 동일시에 따른 분노감정을 동시에 받게 되어 더욱 혼란스럽다. 어른이 된 K씨에겐 그런 분노와 혼란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잠재의식이 있다. 그래서 아예 남편·아버지의 역할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고 성생활과 임신을 회피하는 양상이 섹스리스로 드러난 것이다.

엄마의 비난은 딸아이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도 엄마처럼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거나 자신의 남편이 엄마의 비난에 왜곡된 나쁜 아버지 같은 배우자가 아닐까 끊임없이 확인하고 무슨 일이든 남편의 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부부 사이에 불만이나 갈등이 있다면 당사자끼리 해결해야지 아이들까지 그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아이는 불안정 속에서 부모가 겪는 것보다 몇 배나 심한 정서적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어린 시절의 가정불화가 추후 그 아이의 미래의 결혼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2011년 새해 벽두에 필자가 조언하건대, 새해엔 가정불화도 줄여야겠지만 적어도 얘들 앞에서 배우자를 욕하는 습관은 꼭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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