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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만 좋아도메시지 전달 3분의 1은 성공한다

정치인의 힘은 말에서 나온다. 길거리에서, 국회의 단상에서, TV 화면과 라디오 스피커에서 대중을 상대로 하는 정치인의 말은 가장 오래된 무기이자 힘이다. 정치인의 ‘대중에게 말 걸기’는 곧 연설이다. 라디오·TV가 나오고 새로운 대중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전통적인 연설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은 ‘노변정담(爐邊情談)’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라디오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이끌었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TV 시대의 대중연설 아이콘이 됐다. 인터넷 시대는 또 다른 연설의 달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낳았다.

미디어가 아무리 발달해도 수단이 바뀔 뿐 대중과 직접 통하는 길은 역시 연설이다.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고, 시대를 흔드는 연설은 대중의 지지를 얻어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존 F 케네디는 말했다. “위대한 정치가가 되려면 위대한 연설가가 되어야 한다.”한국 정치는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설 문화가 척박한 편이다. 과거 오랜 세월 권위주의 정권이 이어진 탓이다. 그 척박함 속에서도 유명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은 대중 연설을 통해 탄생하고 성장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 격인 권노갑 민주당 고문은 정치인에게 연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경험을 들려줬다. 무대는 1969년 3선 개헌 저지를 위한 장충단공원 집회. DJ를 비롯,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김영삼(YS) 전 대통령 등 쟁쟁한 야당 지도자들이 연달아 연단에 섰다. 다음은 권 고문의 회고.

“17분짜리 연설을 위해 DJ는 아스토리아 호텔에 방을 잡아놓고 꼬박 이틀 동안 연설 연습을 했어요. 녹음기에 연설을 녹음하고 다시 듣고, 문장 다듬기를 반복해서 완벽한 연설을 할 수 있었죠. 연설이 끝나고 청중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서 사인을 해 달라는 거예요. 훗날 DJ가 대선 후보가 되고 야당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 데는 그날의 연설이 결정적이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말의 정치인’이었다. 말로 인해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지만 유권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말로 위기를 타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대선후보 경선전 때 터져 나온 장인의 빨치산 이력 논란이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아내를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후보직을 버리겠습니다”는 말로 공세를 무력화했다.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킨 말의 힘이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선 ‘말 잔치’가 한창이다. 중앙SUNDAY는 여야의 주요 정치인 7명의 연설을 들여다봤다. 내용(연설문)뿐 아니라 형식(목소리)도 분석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김두관 경남도지사다.

노무현 정부에서 연설자문위원을 역임한 임동욱(충주대 행정학) 교수가 연설문을 통한 말의 내용을, 국내 최초의 목소리 클리닉을 운영하는 김형태(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이 말의 외피인 음성 분석을 맡았다.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이 제시한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메시지를 전달할 때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이른다. 자세·용모 등 시각 요소가 55%, 말의 내용은 단 7%뿐이다. 목소리만 좋아도 3분의 1은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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