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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의 서울 트위터] 새해엔 집 밥 많이 먹고 다녀야지 …

새해 계획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일요일, 그날만큼은 저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 했지요. 12월 한 달 내내 이런저런 모임이 많아 제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멍하게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먹고 다시 자고, TV 보고…. 그러다 보니 모든 게 귀찮아져서 ‘새해라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계획은 무슨 계획이냐’며 드러누웠죠.



 그런데 거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부모님께서 사진을 정리하고 계시더군요. 지난 세월을 함께 훑어보다가 막내의 돌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이렇게 천사 같은 아기가 벌써 덩치 큰 총각이 됐다니 믿을 수 없다며 수다를 떨었죠. 그때 엄마의 돌발행동. “누구 새끼인지 몰라도 너무 예쁘다”며 사진에 뽀뽀를 하셨죠. 우리 아버지, 놓치지 않고 “귀한 사진에 얼룩이 묻는다”며 잔소리를 하셨고요. 마침 방문을 열고 나온 막내가 “인기가 너무 많아서 귀찮다”는 바람에 한참 웃었습니다.



 사진 한 장을 두고 너무나 다른 부모님의 반응이 한 편의 시트콤 같았지만, 두 분이 막내를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는 똑같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졌죠.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휴일까지 비워가며 거창한 목표를 잡을 게 아니라 새해에는 가까운 사람들을 더 사랑해야겠다고. 표현 방식이 촌스러우면 어때요. 모든 사람이 뽀뽀로 사랑을 표현할 수 없고, 편지로 마음을 고백할 수는 없는 겁니다. 저는 그냥 한 달에 한 번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해요. 아마도 우리 아버지, 평생 제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지친 몸을 끌고 들어가면 “제발 집 밥 좀 먹고 다녀라”고 잔소리하는 건 아버지뿐이죠. 저는 압니다. 그게 우리 아버지의 필살기라는 걸.



 오늘도 트위터는 ‘새해 결심’을 적은 글들로 분주합니다. 어느 조사에서는 다이어트와 금연이 신년 목표 1위를 차지했더군요. 그 앞에 ‘0순위’로 적어두세요. 나만의 필살기로 어찌 됐든, 사랑하기로.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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