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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나 홀로 가구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도 독신(獨身) 풍조가 만만찮았던 모양이다. 로마를 짊어질 시민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아우구스투스는 대책을 내놓는다. 기원전 18년 제정된 두 개의 법률, ‘간통과 혼외정사에 관한 율리우스법’과 ‘정식 혼인에 관한 율리우스법’이 그것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인 이야기』에서 묘사한 법률의 핵심 내용은 ‘독신의 불이익’이다.



 25세부터 60세까지의 남자와 20세부터 50세까지의 여자는 결혼하지 않으면 재산상의 불이익을 당하도록 했다. 과부도 자녀가 없으면 1년 안에 재혼해야 하고 그렇게 못 할 경우 독신으로 간주됐다. 독신 여성은 50세가 넘으면 어떤 상속권도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일정 규모(5만 세스테르티우스) 이상의 재산은 몰수돼 다른 사람에게 양도됐다. 50세 이전이라도 결혼할 때까진 해마다 수입의 1%를 국가에 내도록 했다. 독신세를 물렸던 셈이다. 원로원 의석을 얻거나 선거를 통해 공직에 진출할 때도 독신자는 기혼자에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현대 사회에서 독신 인구 증가는 시대적 트렌드가 된 지 오래다. 아우구스투스가 환생한다고 한들 손써 볼 방도를 찾기 어려울 게다. ‘독신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1인 가구’ 혹은 ‘나 홀로 가구’는 지난해 기준 48%에 이를 정도다. 노르웨이·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국가들도 40% 정도로 가히 ‘독신자들의 나라’라고 할 만하다. 이웃 일본만 해도 도쿄의 경우 나 홀로 가구가 42%를 넘는다. 혼자 사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세상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에 따르면 나 홀로 가구가 403만여 곳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3.3%로, 네 가구 중 한 곳은 나 홀로 가구란 얘기다. 1인 가구 수 통계를 처음 시작한 1975년의 나 홀로 가구 비율이 불과 4%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 증가다. 만혼(晩婚)·비혼(非婚) 확산과 이혼율 증가, 고령화로 인해 가족형태가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나 홀로 가구 세 곳 중 두 곳이 사회적 약자인 빈곤층이란 점이다. 독거노인이 100만 명을 넘고, 마땅한 직업이 없는 나 홀로 가구도 절반에 달한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에 외로움까지 그들이 겪을 고충이 여간 아닐 터다. 가족 품만은 못해도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



김남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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