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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촌 담 헐고 소통로 … 정이 흐르네




우미1차·삼능·라인3차 아파트의 담장을 허물고 만든 소통로를 주민이 걷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광주시 광산구 첨단1동 라인3차 아파트에 사는 월계중학교 1학년 안채연(13)양은 걸어서 15분 걸리던 등·하교 시간이 5∼7분으로 줄었다. 아파트 사이로 난 길 덕분이다. 예전엔 아파트 정문으로 나간 뒤 큰 길을 따라 돌아 갔지만, 지금은 이웃 우미아파트를 가로질러 길 하나만 건너면 된다. 안양은 “아파트 단지로 다니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없다”고 말했다.

 우미1차·삼능·라인3차 아파트는 두 달 전 ‘한 울타리 3가족’이 됐다. 담장을 허물고 왕래가 자유롭게 길을 냈기 때문이다.




2009년 사업은 동그라미 1∼5로 표시했으며, 점선동그라미 1∼6은 올해 추진한 소통로 개설 사업이다.

 단절이 소통으로 바뀌면서 많은 효과를 낳고 있다. 우미·라인아파트에 인접한 응암공원, 라인아파트 앞 쪽에 형성된 노점시장을 갈 때 주민들은 먼 길을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레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었다. 벽을 허무니 정도 돈독해졌다. 사업 참여 여부에서부터 길을 낼 장소 선정, 문패·이정표 달기 등 주민들이 얼굴을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임주택(47·라인3차 아파트)씨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나가도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다”며 “어르신과 주부들도 유모차나 장보기 카트를 가지고 다니기 편리해졌다”고 반겼다. 첨단1동은 주민의 95%(7000여 가구) 가량이 아파트에 산다. 지난해 건영·대우아파트, 선경·금호·신동아아파트 등 8곳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13곳이 담장을 허물었다.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다. 길을 내는데 돈이 드는 것은 물론 주차장 면적이 줄고 강·절도사건이 발생할 것이라며 주민들은 반대했다. 우미1차·삼능·라인3차 아파트의 경우 전체 사업비 2280만원 중 280만원을 부담했다. 아파트 면적이 넓고 연령층이 높을수록 반대가 심했다.

이 사업을 제안한 신영용(53·자영업) 첨단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평수만 달라도 담장을 쌓으려는 추세다 보니 처음엔 이해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담장을 허물었을 때의 이점을 계속 이야기했다. 지금은 서로의 마음까지 여는 ‘소통로(疏通路)’가 됐다”고 말했다.

 소통로 만들기는 광주시·푸른광주21협의회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내 집 앞 마을 가꾸기’ 중 하나다. 이 사업은 행정의 손길이 미치기 힘든 장소나 건물을 지역 주민의 손으로 특색 있게 꾸미는 시민운동이다. 매년 6억3000만원을 들여 30여 개 사업을 한다. 민간단체나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아이템을 만들어 응모하면 심의 후 선정한다.

올해는 아파트 간 소통로 사업 외에 ▶룰루랄라 계림1동 프로젝트 ‘골목정원 만들기’ ▶도심속 Green 쉼터 만들기 ▶웃음이 머무는 오치2동-REST ▶아파트에 지렁이 생태학습장 만들기 등 총 28개 사업이 진행됐다. 예사랑청소년문화복지연대의 ‘우리 동네는 □다’는 광주시 북구 양산동에 사는 어린이들의 마을 역사 알기 프로젝트다. 어린이 50명이 다양한 마을 이미지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었다. ‘通(통)하는 사람들의 通(통)하는 이야기’는 남구 월산동 통통책방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마을 만들기다. 도서 대여뿐 아니라 사랑방·쉼터 운영, 요리·그림 강습 등 다양하다.

 마을 가꾸기 사업은 올해 환경부가 주최한 ‘지속가능발전대상’ 공모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윤정식 광주시 자연환경담당은 “주민들이 구상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해 마을을 바꾼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사소한 아이디어 하나가 동네뿐 아니라 도시의 이미지까지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유지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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