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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벤처 깡통 만든 조폭 사채업자





산업용 필터와 공기청정기 제조사인 C사는 2006년까지만 해도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었다. 2001년 대한민국 벤처기업 최우수상을 받았고, 2002년 코스닥에 등록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C사가 한순간에 추락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당시 사주가 사업 확장을 위해 사채를 빌린 게 화근이었다.

사채업을 하던 ‘김제 읍내파’ 두목 이모(46)씨가 기업사냥꾼 김모(44)씨와 손잡고 C사를 인수했다. 이들은 2008년 회사자금 77억원을 빼돌린 뒤 팔아버렸다. 그 뒤 노모(46)씨와 윤모(43)씨 등이 차례로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들도 각각 69억원과 160억원을 횡령했다.

 노씨는 주가조작 세력에 110억원을 주고 주가조작을 의뢰했다. 하지만 뜻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자 ‘광주 콜박스파’ 조직원들을 시켜 이들을 감금, 폭행했다. 이렇게 해서 20억원을 되돌려 받았다. 윤씨 역시 지난해 회사 주가가 떨어지자 광주 콜박스파 조직원으로 행세하면서 주식 대량 매도자를 감금, 폭행했다. 매도자를 위협해 C사 주식 300만 주(15억원)를 다시 사들이게 했다.

 이씨 등은 주식대금을 사채로 냈다가 다시 인출해 빚을 갚는 가장납입 수법을 사용했다. 사채를 회사 자산으로 넣는 분식회계로 이 같은 사실을 감췄다. 이들은 회사 돈을 유흥비와 해외여행 경비로 써버렸다. 회사 소유 자기앞수표 5000만원권이 강남의 ‘텐프로’ 룸살롱 마담의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주가 세 차례 바뀌는 동안 C사의 매출은 급감했다. 직원들의 월급이 밀릴 정도였다. 결국 C사는 올 3월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돼 현재 공장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들의 머니게임에 개미 투자자들은 6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이씨와 김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노씨와 윤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김희준 강력부장은 “기업사냥꾼이 조폭을 고용했던 과거와 달리 조폭과 기업사냥꾼이 결탁하는 등 조폭 범죄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흥진 경찰수사연수원 교수는 “전국구 폭력조직들이 관리하는 주식 종목이 70여 개에 이른다”며 “조폭들의 금융시장 교란행위를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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