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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입맛 궁금하다, 지구촌 연말 음식




올리볼른

그저 일년 중 하루일 뿐인데도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세계 어디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뜻깊게 지낸다. 다가올 새해에 액운 없이 건강과 부귀를 누리도록 비는 것이 이날 밤의 하이라이트. 그렇다 보니 이런 의미를 담은 음식들을 차리고 가족과 함께 나눠 먹었다. 각국의 섣달 그믐 음식을 모았다.

한국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비빔밥. 남은 음식이 해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해 갖가지 음식을 모아 비빈 것이다. 궁중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흰 항아리에 소금물을 끓인 뒤 메주를 떼어 넣은 물을 마시기도 했다.

일본 설 전날 자정 무렵 가족끼리 ‘고타쓰’라는 난로를 두고 둘러앉아 메밀국수를 먹는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국수가락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 이날 먹는 메밀국수는 해를 넘기며 먹는다는 의미에서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라고 한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關西)지방에서는 메밀국수 대신 우동을 먹는다.

중국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녠예판(年夜飯)’이라 하는 식사를 한다. 북쪽 지역에서는 ‘쟈오쯔(餃子)’라는 만두를 빚어 자정부터 먹기 시작한다. 발음이 새로운 자시(子時)로 교체한다는 의미의 교자(交子)와 같기 때문이다. 만두소로는 배추와 두부를 꼭 넣는다. 중국 속담에 ‘일청이백(一淸二白)’이 평안함과 무사고를 의미하는데 배추 이파리의 푸른 부분과 밑동의 흰 부분, 그리고 하얀 두부를 넣어 한 해 동안 평온하기를 기원한다. 또 만두소로 땅콩·대추·동전·사탕 등을 넣는다. 땅콩은 득남, 대추는 자식운, 동전은 부귀, 사탕은 달콤한 삶을 의미한다. 남쪽 지방에서는 떡요리인 ‘녠카오(年桀)’와 ‘탕위안(湯圓)’을 먹는다.

독일 양배추로 만든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를 챙겨 먹는다. 밥 먹기 전 탁자에 둘러앉아 이를 먹으며 무수한 양배추 조각만큼이나 행운과 부귀가 깃들기를 기원한다. 또 잉어·연어·굴 등의 수산물도 먹는다. 물고기의 비늘을 지갑에 붙여놓거나 집 안에 두면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가금류는 먹지 않는데, 복이 날아갈 거라고 생각해서다.

이탈리아 ‘코테치노(Cotechino)’와 ‘잠포네(Zampone)’가 빠지지 않는다. 코테치노는 돼지로 만든 소시지에 렌즈콩을 곁들인 요리, 잠포네는 속을 채운 돼지족발 요리다. 돼지의 살찐 모습이 부귀를 뜻하고, 코를 처박고 먹이를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새가 삶의 진전을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헝가리 우리의 생선매운탕과 비슷한 ‘할라슬리(Halaszle)’를 먹는다. 바다가 없는 헝가리에서는 잉어를 넣은 이 음식을 귀한 손님을 맞을 때 대접한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무척 뜻깊게 생각하는 헝가리인들은 마지막 만찬으로 할라슬리를 만들어 즐긴다. 또 항상 깨어 있고 앞으로만 헤엄치는 물고기가 한 해를 내다보는 지혜와 삶의 향상을 의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페인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밤 12시 종이 울리면 일년 열두 달을 의미하는 포도 12알을 먹는 관습이 있다. 미리 껍질을 벗겨 놓고 먹는다. 가게에서는 12개의 포도알을 깐 연말용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공 모양의 도넛인 ‘올리볼른(oliebollen·사진)’을 먹는다. 새해 전날에도 먹고, 축제 때도 먹는 네덜란드의 국민빵이다. 그래서 ‘네덜란드 도넛(Dutch donut)’이라 부르기도 한다. 도넛의 둥근 모양이 삶의 완전한 순환을 의미한다고 믿는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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