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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석] 구제역 확산에 마음 못놓는 목장아들 이성열

두산 외야수 이성열(26)은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1군에 풀타임으로 24홈런, 86타점을 몰아친 덕에 모처럼 내년 걱정 없이 마무리 훈련을 했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도 처음으로 큰소리 칠 수 있었다. 6년간 겨울마다 아웅다웅하며 올해까지 지켜낸 연봉은 3600만원. 구단은 150% 인상을 제시했다. 기대했던 억대 연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8500만원이라는 거금을 쥘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걱정거리가 생겼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 때문이다. 고향 전라남도 순천에서 목장을 하고 있는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성열의 아버지 이윤근 씨는 수 년 전 대학교 교직원 생활을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소를 10여 마리 사 키우고 있다. 최근 20마리 남짓 까지 늘렸다. 전문 축산업 규모는 아니지만 소가 생계를 유지해 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비시즌 때마다 순천에 내려가 소 키우는 것을 도와주며 왠만한 축산 지식을 갖춘 이성열이기에 구제역이 무서운 줄은 누구보다 잘 안다. 처음 경북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을 때부터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최근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까지 나오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다행히 아직 충청 이남 지역에는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워낙 전염성이 강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지난 10일까지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고 귀국해 서울에서 운동을 하느라 고향 집에 다녀오지 못한 이성열은 26일 "종종 집에 전화를 하는데 아직은 괜찮다고 들었다"며 안도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소에 워낙 정성을 들이고 철저히 준비하시는 성격이라 괜찮을 거라 믿지만 그래도 축산 가족의 한 명으로서 구제역 파동이 걱정이 안 될 수 없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성열이 처음으로 대폭 오르는 연봉으로 아버지에게 소 몇 마리를 사 드리고자 하는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구제역이 더이상 확산되면 안 된다. 이성열은 "내년 1월 7일에 팀훈련이 소집되는데 정초에 고향에 다녀올 계획이다. 아버지께 좋은 선물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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