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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 새는 학교 천장 못 고치게 하는 무상급식

경기도 수원에 사는 C씨는 개인병원 원장이다. 아들은 사립 초등학교에 다닌다. 3개월마다 수업료·특활비를 포함해 140만~150만원씩 학교에 낸다. C씨는 지난 2일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10~11월 급식비 9만7200원(2700원36일) 가운데 수원시와 경기교육청이 무상급식비로 지원한 7만1640원(1990원36일)을 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한끼에 2700원하는 급식비 가운데 1990원을 돌려받고 710원만 본인 부담으로 남겼다.

C씨는 “무상급식 한다는데 솔직히 나 같은 사람에겐 이 돈 안 돌려줘도 된다. 다른 쓸 곳이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비싼 돈 내고 사립학교 보내는데 세금으로 주는 게 뻔한 무상급식비를 환급받는 게 민망하다고 했다. 그 돈은 따지고 보면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의 호주머니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들을 보자. 서울 강서구 N초등학교는 담이 없다. 세상이 험하다 보니 혹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질까봐 부모들은 노심초사다. 하지만 학교는 돈이 없어 담을 세울 수 없었다.

같은 구의 D초등학교는 천장에서 비가 샌다. 낡은 책상과 걸상도 바꿔야 한다. 이런 교실로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는 화가 난다. 또 P중학교는 학교 내의 건물과 건물 사이가 떨어져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다른 건물로 가야 한다. 연결통로에 지붕만 덮으면 해결될 문제다.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세 학교가 담을 세우고, 천장을 고치고, 연결 통로에 지붕을 씌우도록 특별교부금 12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그런데 그 돈은 학교에 전달되지 못했다. 무상급식과 관련 없는 교부금을 받지 않겠다며 서울교육청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교과부는 서울과 경기교육청을 포함한 12개 교육청이 무상급식을 추진하기 위해 학교 신설비 4463억원을 줄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교육청들이 학교 세우라고 내려 보낸 돈을 무상급식비로 쓰려고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 2월 정부지원금 확정 때 그만큼 깎겠다”고 말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란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정부·여당과 보수진영에선 “사실은 부자급식인데 이런 사실을 숨긴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공격해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주자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진보진영의 주장이 더 먹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새학기가 시작되면 무상급식으로 인한 문제점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올 가능성이 작지 않다. 더 늦기 전에 여야, 보수와 진보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 무상급식 반대와 찬성으로 격돌했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의회가 논의를 재개한다고 한다. 반가운 얘기다. 어른들 싸움으로 학생들의 등이 터지는 세상이 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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