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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경제세상] 차이나 파워와 함께 사는 법

중국이 ‘또 하나의 귀찮은 상전’으로 등장했다. 며칠 전 중국 유력신문 환구시보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중국이 우리의 비윗장을 뒤집어 놓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천안함, 연평도, 어선 충돌 등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랬다. 하지만 이번 환구시보 건은 달랐다. 전에는 비윗장은 뒤집어 놓았을 망정 “손보겠다”는 위협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놓고 강압했다.

“한국이 멋대로 행동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면 중국은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야 한
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을 손봐줄 지렛대가 많다”며 “그중 하나만 사용해도 한국 사회를 뒤흔들 수 있다”고도 했다. 물론 일개 신문의 논조에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 설령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라고 할지라도. 문제는 어쩌면 공연한 엄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만한 힘을 중국은 분명히 갖고 있어서다. 역사적으로도 강대국은 늘 말발 뒤에 주먹을 숨기고 다녔다.

1990년대까지는 미국이 귀찮은 상전이었다. 시장 개방 요구를 입에 달고 살았다. 쌀 시장을 열고, 담배 시장을 개방하고, 종국에는 자본시장을 자유화하라고 강요했다. 어차피 열 시장이었지만, 압력에 못 이겨 서둘러 개방한 게 탈이었다. 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미국이 주도한, 다자간 협정을 통한 개방이야 그나마 감내할 만했다. 그러나 수퍼301조라는 보복성 무역법안을 끼고서 휘두르는 양자 협상에선 도무지 피할 재간이 없었다. 미국이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수출해서 번 돈으로 먹고살았기에 그들의 무례와 만용을 인내할 수밖에.

지금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는 양상이다. 2004년 미국을 제치고 최대 교역상대국이 됐다. 지난해 대(對)중국 무역의존도는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반면 미국은 그 절반도 안 된다. 무역흑자 의존도는 더 심하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우리가 무역으로 벌어들인 돈은 380억 달러다. 하지만 대중 무역흑자는 407억 달러로 전체 흑자보다도 30억 달러나 더 많다.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다른 나라와의 무역 적자도 메우고 경제성장도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중 52%가 중국과의 교역효과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미국처럼 행동하는 건 시간문제다. 예전의 미국처럼 무역보복을 하거나 무역흑자를 줄이라고 요구할 수 있다. 무례와 만용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환구시보의 막말은 맛보기에 불과할 게다.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미·중 각축전이 치열해질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누구 편이냐”며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날도 올 게다. 전에는 미국으로부터 살아남는 게 우리의 생존전략이었지만, 앞으론 중국의 거대한 자기장 속에서 어떻게 독자생존할지가 관건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필요한 건 현실을 인정하는 거다. 중국이 재채기하면 우리는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으며, 중국의 압력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현실을. 싫지만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래야 해결책이 나온다. 순간적인 분노와 증오에 매여 반중(反中)과 혐중(嫌中)으로 달려가선 안 된다. 이 칼럼에서 여러 차례 썼듯이, 중요한 건 용중(用中)의 지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정말 잘해야 한다.

중국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벗어나는 차이나 아웃(China out) 전략도 필요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 체결하고, 한· EU FTA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인도나 브라질 등과의 협력과 제휴 강화는 물론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건 국력을 키우는 일이다. 독일처럼 세계 4위권의 경제대국이 되면 중국이 무례와 만용을 부릴 수 없다. 힘이 세면 아무도 집적대지 못한다는 건 나라도 마찬가지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에 안주하거나 그런 시스템으론 안 된다는 얘기다. 5만 달러, 6만 달러 전략을 세우고 그에 걸맞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으로부터 살아남을 지혜는 우리에게 분명 있다. 문제는 어떻게 실천하느냐다. 그런 리더가 정녕 우리에게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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