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등 제품보다 1등 기술을

올해는 1910년 경술국치 100년, 한국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해였다. 잃었던 나라를 되찾고도 전쟁으로 모든 것을 또 잃은 대한민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이처럼 놀라운 도약의 원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1960년대부터 ‘과학기술 입국’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인재를 키웠던 데 그 힘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과학기술을 육성하지 않고는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국정 철학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우선 투자가 이뤄졌다. 초기엔 선진국의 산업기술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방식이었지만 우리는 단시간에 산업화를 달성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이젠 선진국으로 한번 더 도약하기 위해 과학기술 연구개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할 때다.

첫째, 1등 제품이 아니라 1등 기술이 필요하다. 모방이 아니라 창조적 지식과 기술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초과학의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분야인 그라핀 연구에 공을 세운 컬럼비아 대학의 김필립 교수가 공동 수상에서 제외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김 교수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의 필요성이 일깨워졌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중심의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우리의 기초과학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이 될 것이다.

둘째,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과학기술 정책과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총괄 기획·조정하고 평가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내년에 책정된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14조9000억원이다.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 집행될 예정이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기획단계부터 연구자들의 전문적인 의견이 반영되는 과학기술행정체계의 수립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1일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 행정위원회로 개편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아 과학기술의 모든 사항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계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했다. 비록 입법과정에서 위원장이 대통령에서 장관급으로 바뀌었지만 과학대통령으로서의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일이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법안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상설화를 담은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 순간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진인사대천명! 우리 과학기술계의 꿈과 염원이 응축된 이 법안들이 탄생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정성과 노력을 들였던가? 과학계의 원로들부터 나서 국회와 정부에 하나의 목소리로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 과학기술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꿈을 같이 꾸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날개를 달고 미래를 향해 웅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법안 통과 이후의 단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입지 선정이다. 여기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오직 과학 발전과 미래라는 관점에서 과학계의 뜻을 반영한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내년 4월 새롭게 출범하게 될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과학기술자와 공무원이 혼연일체 되는 새로운 정부 조직이다. 과학기술행정시스템의 선진화를 이루는 첫걸음이 이곳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밑거름이 되어 필자가 어린 시절 과학자를 꿈꾸었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과학자가 되기를 꿈꾸는 그날을 소망해본다.




박영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위원이며 과학기술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졸업(83년)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명지대 교수를 지냈다.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