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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대선의 길, 시장의 길 그리고 오세훈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거칠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말이다. 무상급식을 놓고 다투는 모양새가 ‘정치치(痴) 오세훈’이 아니다. 6·2 지방선거에서 간신히 사선을 넘은 뒤 절치부심하더니 그가 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대선 행보란 비판이 빗발친다. 사욕을 위해 공직을 이용한다는 거다. 지방선거 전 “재선되면 임기를 마칠 거냐”고 물으면 “당연하다”고 했던 그였다. 그가 변했다.



 21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2층의 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왜 변했는지, 정말 대선에 나설 생각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시장의 일정은 쪼갤 틈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묻겠다’고 한 제안에 선뜻 짬을 낸 것을 보면 그 자체가 공격적이었다. 악수하는 폼도 전과 다르다. 말도 거침이 없다.



 바로 물어봤다. “대선에 나설 것인가”라고. 그는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다만 정치인이기 때문에 대선 주자로 논의되는 건 감사한 일이다. 그걸 나서서 원천 봉쇄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최근 ‘정치인이니까 솔직히 그런(대선 출마) 여지는 열고 싶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뒤였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유력한 대권주자로 논의되는 것이 일의 효율성에서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있다. 서울시의 비전을 완수하는 데는 분명 힘이 될 것이고 임기를 끝까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역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포장을 하긴 했지만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가 변한 건 지방선거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나치게 무난했던 정치 여정 중 지방선거의 결과는 충격이었다. 이기긴 했지만 패배와 다름 없었다. 그는 바닥에서 일어서는 디딤돌로 무상급식을 택했다. 무상급식을 얘기하는 그의 입에선 “(시의회와) 싸우겠다, 쟁취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샌님’이 ‘투사’로 변하자 대선 지지율도 들썩였다.



 그러나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르는 것과 대선 후보가 되는 일은 다르다. 오 시장이 한나라당 경선에라도 나설라치면 박근혜 전 대표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한다는 얘기인데…. 난공불락이다. 그는 당내에 세(勢)도 없다. 박 전 대표와 겨루려면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그것도 셈법이 복잡하다. 그는 여전히 주력군이 아닌 예비군이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당장 기획해서 되는 일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는 서울시장이 될 때 버려서 얻었다. 2004년 총선 불출마와 여의도의 돈줄을 조인 ‘오세훈 법’이 서울시장 오세훈을 만들어냈다. 당시 2년 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벌인 일이라면 티가 났을 것이고 주목도 안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그가 할 수 있는 ‘대선 운동’은 시장 일을 잘하는 것뿐이다. 대권욕이 바닥에 깔린다면 그건 망하는 길이다. 또 자신의 장점이 무엇이었는지도 기억해야 한다. 클린·개혁·젊음, 이런 거였다. 변하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잘못 변했다간 가진 것도 한꺼번에 날아갈 수가 있다는 걸 말이다.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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