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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 찾았다





재미 송영섭 박사팀 영국 ‘네이처’에 게재



뚱뚱해진 보통 쥐의 지방 세포(왼쪽)는 부풀듯 커졌지만 ‘저축 유전자’를 빼낸 쥐의 세포는 말라 세포 크기가 작다. [네이처 제공]





비만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큰 질병의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9월 발표자료를 보면 미국인의 34%, 한국인의 4%가 비만 상태다. 비만의 생리학적 원인이 무얼까에 대한 학설이 분분한 가운데 비만의 핵심 유전자 하나를 한국인 과학자가 밝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소크(Salk) 생물학연구소의 송영섭(38·제1저자·사진)·마크 몬트미니(책임 저자) 박사팀은 섭취 지방이 소모되지 못해 체내에 쌓이게 만드는 유전자 ‘Crtc3’를 발견했다. 관련 논문은 영국의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이 비만 유전자를 조절하는 약물이나 식품이 개발되면 인류가 비만에서 해방될 수 있다.



 지방은 크게 백색·갈색 두 가지다. 백색지방은 복부와 엉덩이에 우선 저장되고, 갈색지방은 열을 내 백색지방을 태우면서 에너지를 만든다. 청소년기 또는 섭생이 균형 잡혔을 때는 섭취지방과 소모지방의 균형이 잡혀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잘 안 되거나 과식할 경우 균형 조절 능력이 망가져 살이 찐다.



 연구팀은 Crtc3가 에너지를 저장케 하는 ‘저축 유전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거 식량이 귀하던 시절 섭취 영양분을 가급적 체내에 잘 저장하는 쪽으로 진화해 온 유전자라는 것이다. 영양이 풍부해진 지금도 그 유전자의 기능이 퇴화하지 않았다. 일부 사람에게는 그런 ‘저축’ 활동이 활발해지는 쪽으로 돌연변이 유전자가 나타난 것도 확인됐다.









보통 쥐(왼쪽)는 지방을 마구 저장해 뚱보가 됐지만 ‘저축 유전자’를 빼낸 쥐는 삐쩍 말랐다. [네이처 제공]



 연구팀은 Crtc3의 역할을 알아보려고 실험용 쥐의 유전자에서 이 유전자를 제거했다. 그런 뒤 기름진 음식을 연일 먹였다. 보통 쥐에게도 그렇게 했다. 문제의 유전자를 빼낸 쥐는 아무리 먹어도 30~35g의 날씬한 체중을 유지했다. 보통 쥐는 45~50g으로 뚱보가 돼 확연히 대조됐다. 이는 저축 유전자를 빼낸 쥐의 경우 먹는 영양분을 거의 써 버렸지만 보통 쥐는 Crtc3 때문에 그렇게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이 유전자를 빼 버린 쥐의 몸에는 갈색지방이 보통 쥐보다 두 배나 많아졌다. 이는 백색지방을 그만큼 더 많이 태움으로써 비만을 더욱 억제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쥐의 지방세포를 현미경으로 봐도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유전자를 빼낸 쥐의 백색지방세포는 삐쩍 마른 반면 보통 쥐의 세포는 부풀려졌다. 유전자를 빼낸 쥐는 비만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당뇨 같은 질환에도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 유전자’는 사람도 모두 지녔다. 연구팀은 3000여 명의 멕시코계 미국인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약 30%가 그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돌연변이는 정상 Crtc3 유전자보다 지방 저장 기능이 더 강했다. 돌연변이 Crtc3 유전자를 가진 멕시코계 미국인의 몸무게는 정상 Crtc3 유전자를 지닌 사람에 비해 평균 3㎏ 더 많았다. 그중 일부는 심각한 비만 상태였다.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외부 충격의 완충 역할을 하고 호르몬 생성, 몸의 기능 조절, 남는 에너지 저장 등의 역할을 한다. 송영섭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현대인의 심각한 질병인 비만에 대한 기초연구”라며 “유전자 신약이나 식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나와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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