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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경제위기 정말 끝났나







허귀식
경제부문 기자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대통령실 내 기존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수석급 비서관이 실장을 맡는 ‘국가위기관리실’로 격상됐다. 사후약방문이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니 하는 말이 나온다. 물론 국민의 안보불안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란 지적도 일리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정부가 경제위기 종식 선언을 한다면 적절한 것일까. 실제로 경제부처 장관들은 22일 오전 ‘위기’란 단어가 들어간 합동회의를 마지막으로 하고 있었다. 위기관리대책회의 말이다. 내년부터는 ‘경제정책조정회의’로 되돌린다. 2008년 7월에 이름이 바뀌었으니 2년 반 만의 일이다.



 정부가 말한 위기는 그때그때 달랐다. 첫 위기는 회의 이름을 바꾸게 한 고유가였다. 정부가 위기관리계획을 마련한 직후 유가는 꺾이기 시작했다. 물론 정부 대책 때문은 아니었다. 금융위기 먹구름에 투자 세력들이 상품선물을 털기 시작한 데다 세계경기마저 꺾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뒤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위기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조선·건설 등의 실물위기, 올 들어선 유럽발 재정위기와 더블딥(주요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다른 제목의 위기였다. 천안함 사태나 북한의 연평도 도발도 또 다른 위기의 얼굴이었다.



 그렇게 따지자면 한국 경제 60년사에 위기 아닌 적이 없었다. 안으로, 밖으로, 그리고 안팎으로 위기의 그림자는 늘 따라다녔다. 내년이라고 다르진 않다. 북한의 도발 등 지정학적 위험은 말할 것도 없고, 세계경제의 둔화 같은 외부의 위험까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위기 간판을 떼는 게 마음에 걸렸는지 “소홀함 없이 늘 위기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기란 간판을 오래 내거는 건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가 위기 시대라고 규정한 이상 국민들이 긴장을 풀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소비가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진짜 위기를 못 알아보는 위기 불감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 위기 간판을 떼는 것이 적절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혹여 정부가 앞장서 ‘경제 정상화 선언’ ‘위기극복 선언’을 한 것으로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허귀식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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