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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U 대한민국 영어말하기 대회 결승전

이름이 불리자 갑자기 박수를 치며 객석을 뛰어내려온다. 단상에 올라 귀여운 몸짓으로 심사위원을 향해 윙크를 날리기도 한다. 기발하고 참신한 동작으로 다가서는 학생들의 입에서는 능숙하고 세련된 발음으로 영어 문장이 흘러나온다. 19일 이화여대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열린 제2회 ESU(English-Speaking Union) 대한민국 영어말하기 대회 현장 모습이다.



아인슈타인 예로 들어 도전정신을 말했다,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글=이지은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대표 주제 안에서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 펼쳐









중등부 대상을 받은 이관희군이 “미래를 위한 위험을 감수하자”는 주제로 말하기에 열중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오후 3시 이화여대 ECC 146호. 결승전이 한창이다.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초·중·고생이 각각 6명씩 남아 최종 실력을 겨룬다. 대표주제는 ‘과거의 유산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The Lessons of History)’이다. 학생은 이 주제 안에서 다양한 소재로 대본을 구성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1인당 주어지는 시간은 기본 5분이다. 말하기 시간 5분에서 45초를 넘기거나 모자라면 감점 대상이다. 6분이 넘으면 강제 종료되기 때문에 사전에 시간조절 연습은 필수다.



“Imagine you are a salmon struggling to swim up stream(당신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분투하는 한 마리의 연어라고 상상해 보세요).” 중등부 결승전에 진출한 김진성(경기 안화중 2)군이 단상에 올라 말문을 열었다. 주제는 ‘To try something new(새로운 것 시작하기)’다. 연어의 치열한 삶과 인간의 도전정신을 비유한 뒤, 아인슈타인과 이순신 장군의 사례가 알려주는 교훈을 하나씩 제시했다. 중등부 동상을 수상한 나영서(전북 호성중 2)양은 ‘Let’s save the trapped Korean Teens(위기의 한국 청소년을 구하자)’라는 제목으로 한국 청소년의 자살률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매몰됐다 구조된 칠레 광부 사례와 연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상자는 영국 본선대회 진출









대회를 참관 중인 김낙연·김진성군(왼쪽부터)이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올 6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ESU 대한민국 영어말하기 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다. ESU는 1918년 설립돼 영국 윈스턴 처칠이 초대 회장을 지낸 비영리 영어교육 기관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50여 개국에 지국을 두고 있다. 매년 5월 각국 우수 학생을 선발해 영국 본사로 초청, 본대회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이번 대회도 영국에 한국 청소년 대표로 참가할 학생을 선발하는 예선전 개념이다.



영국 본선대회에는 만 16~19세 학생들만 참가하도록 연령제한이 있어 고교생 수상자만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초·중생의 참여 열기도 뜨겁다. 이유는 다양하다. 나양은 “초등학생 때 외국에서 1년6개월 정도 살다 온 경험을 살려 발표 에세이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작성했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글쓰기와 말하기 실력이 함께 길러져 영어실력을 유지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연속 참여로 영어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주유진(전주 호성중 2)양은 1, 2회 대회에 연속 참여해 두 번 다 금상을 수상했다. 학부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김진성군의 아버지 김태규(45·수원시 영통구)씨는 “아이가 평소 소극적인 편인데 단상에 올라서는 놀랄 정도로 자신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연습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에 기특했다”며 “이런 대회 참가를 통해 자신감과 공적 연설력이 길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제 강조식 대본구성 여부가 관건



이날 초등부 대상은 장순현(성남 정자초 6)군이, 중등부 대상은 이관희(경기수원국제학교 7)군이 차지했다. 영국에서 열리는 본선 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주어지는 고등부 대상은 강전욱(용인외고 2)군에게 돌아갔다. 학생들의 능숙한 발음과 세련된 액션은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회 후원사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여한 HSBC은행 신명호 상임고문은 “미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학생들이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라며 “한국 청소년들의 국제경쟁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사이에서는 향후 참가자의 발전을 위한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다. 캔디스 맥도널드 교수(이화여대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는 “참가자들의 대본구성 형식에 공통적인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제가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고 끝부분에 가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그는 “많은 학생이 스토리 위주의 은유적 예시로 시작했다”며 “서양식 말하기는 주제를 제일 앞에 제시하고, 말하는 도중에도 몇 차례 반복하며 마지막까지 주제를 강조하는 식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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