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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 ‘국가 재정건전성 유지’

올해는 남유럽 국가와 아일랜드를 강타한 재정위기 탓에 나라 살림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된 한 해였다. 국가채무 문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우리나라는 남유럽 재정위기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재정수지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강 건너 불 보듯’ 할 입장은 아니다. 2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의 유지’란 주제로 열린 선진화포럼 월례 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향후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빚을 떠안고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남유럽 재정위기 결코 남의 일 아니다
방만 경영하는 공기업 포함 땐 부담 커

◆통계는 괜찮아=이날 발표자로 나선 백웅기(금융경제학과 교수) 상명대 부총장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낫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일반정부 기준 재정통계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의 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의 0.04% 흑자를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GDP의 32.6%였다. 같은 기간 선진국(GDP 대비 재정수지 8.8% 적자, 국가채무 89.9%)이나 개발도상국(GDP 대비 재정수지 4.5% 적자, 국가채무 37.7%) 평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백 교수는 “당장 벌어질 일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수급자가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아 흑자가 나고 있는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재정건전성을 파악한 관리대상수지의 적자를 들었다. 지난 22년 동안 관리대상수지는 단 네 차례만 흑자를 기록했을 뿐 모두 적자였다. 거둬들인 것보다 많이 썼다는 것이다.



 또 국가채무도 아직은 낮지만 증가율이 심각하다. 1997년만 해도 국가채무는 60조3000억원으로 GDP의 11.9%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게 33.8%로 세 배 가까이가 됐다.



 ◆다른 잣대 들이대면=백 교수는 재정건전성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항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공기업 채무를 들었다. 국가채무란 일반정부가 진 직접적 채무라서 공기업과 금융당국의 채무는 포함하지 않는다. 공기업이 아무리 방만한 경영을 하더라도 통계로 나타날 때는 국가채무가 상승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의 채무는 파산 시 정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함께 발표한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도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법률적으로 중앙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하고 있다”며 “이들 사채는 사실상 국채와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국내 22개 주요 공기업의 부채는 2003년 말 82조7000억원에서 지난 6년간 129조4000억원이 증가해 2009년 말 212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공기업 중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8곳에 불과했으며 대한주택보증·부산항만공사·인천항만공사 등 14곳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방정부 채무 급증도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2008년 지방채무 잔액은 19조2000억원이었지만 1년 새 33%인 6조4000억원이 늘어 2009년에는 2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백 교수는 “아직까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향후 지자체가 호화 청사를 짓거나 대규모 건설사업을 벌이면서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다면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위험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심각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 백 교수의 주장이다. 옥 교수도 “고령화에 따라 연금이나 의료비 등 복지지출이 급증할 것이며 현행 복지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50년에는 국가채무 비율이 GDP의 120~150%에 이르러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2009년의 약 네 배에 이르는 수치다.



 백 교수는 “IMF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재정부담보다 향후 고령화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할 재정부담이 훨씬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미리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통일비용도 고려해야=재정건전성을 논의하면서 종종 잊혀지는 것이 있다. 바로 통일비용이다. 이날 토론자들은 통일비용이 향후 재정건전성 유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에 의견을 같이했다. 옥동석 교수는 “연구에 따라 통일비용이 차이가 있지만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클수록 통일비용도 늘어나고 통일 한국의 사회통합은 더욱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함께 발표를 맡은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잘 쌓아두고 통일이 임박하면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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