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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상흔 제주·오키나와서 트리엔날레 열자





백남준아트센터 심포지엄 참가자들



왼쪽부터 헹크 슬래거 대학원장, 이영철 관장, 장폴 파르지에 교수, 존 라이크먼 교수.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에서 그렇게 참혹한 살육이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세요?”



 무거운 침묵과 한숨 속에 불이 켜지자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이 동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18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평화박물관.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이 제주 가마오름에 구축했던 지하요새를 둘러본 뒤 관람한 15분짜리 영상물은 70여 년 전 전쟁의 비극을 지금 이곳으로 생생하게 불러왔다. 2010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심포지엄 ‘백남준의 선물 3: 신매체의 고고학’에 참가했던 장 폴 파르지에(66·파리8대학 영화학과 교수), 존 라이크먼(64·컬럼비아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헹크 슬래거(50·유트레흐트 예술대학원장)는 방금 본 한국과 일본 국민의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말이 없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초청으로 제주를 방문한 이들은 이날 제주도 지질공원 일대를 답사하며 섬 곳곳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전쟁의 상흔을 살폈다. 문화계 전문가들답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술이 할 일이 무엇일까 토론을 벌이던 네 사람 중 가장 젊은 헹크 슬래거가 먼저 대담한 제안을 내놨다. 외국 군대의 강점으로 아픈 역사를 지닌 제주와 오키나와를 잇는 ‘제주·오키나와 트리엔날레(3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람회)’를 열자고 했다. 과거 두 땅에서 벌어졌던 일을 오늘 인류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교훈의 콘텐트로 재구성하자는 얘기는 솔깃했다.



 작가들만의 잔치로 끝나기 일쑤인 기존 국제미술전과 달리 현지 주민과 현장을 주요 주제로 삼아 듣고 보고 느끼는 감동의 전시장으로 만들자는 제안이 쏟아졌다. 이영철 관장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축제가 될 것 같아 곧 구체적인 제안을 두 지역 자치단체장에게 보내보겠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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