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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카페] 3집 낸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





늦은 밤에 들어보실래요, 혼자서요 … 쓸쓸함 달래는 감성 선율



3집 앨범 ‘패인트(faint)’를 발매한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우리식대로 노래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주윤하·서상준·이해완·안승준. [김경빈 기자]



기억이란, 모든 잃어버린 것의, 그러므로 모든 그리움의 본적지다.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은 잃어가는 기억을 노래한다. 막 서른의 문턱을 넘어선 이들은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김광석‘서른 즈음에’)” 희미해진 어떤 그리움을 음악에 담았다. 최근 3집 ‘패인트(Faint)’를 발표했는데, 제목만큼이나 흐릿하고 아린 기억의 노래로 그득하다.



 “조금씩 나이를 먹으면서 어쩔 수 없이 잊혀지는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어린 시절의 꿈도 풋사랑의 기억도 자꾸만 흐려져요. 잊혀져 가는 기억을 붙잡아 음악에다 담아두고 싶었죠.”(안승준·보컬)



 흐릿해지는 기억을 노래하고 싶었다는 이들, 따지고 보면 데뷔 이후 줄곧 제 나이에 걸맞은 음악을 해왔다. 20대 뒤쪽이었던 2005년 데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안승준과 주윤하(베이스)가 주축이 됐고, 훗날 이해완(기타)과 서상준(드럼)이 합류했다. 첫 앨범 ‘더 원더 이어즈(The Wonder Years)’에선 “20대에 불쑥 찾아온 또 다른 사춘기의 감성(승준)” 을 노래했고, 2집 ‘플레이버(Flavor)’를 낼 즈음엔 인디 무대에 안착했다는 안도감에 ‘100 퍼센트’ 등 발랄한 곡이 쏟아졌다.



 그리고 3집 ‘패인트’다. “감성적인 브릿팝(영국식 모던록)의 색깔을 잘 구현한 밴드”란 평가는 이번에도 여전하다. 아니, 그 색깔이 더 짙어졌다. 이를테면, 이번 음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는 모든 걸 잃어버린 뒤의 쓸쓸함 혹은 허탈함이다.



 “전반적으로 음악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어요. 즐거운 노래만 부를 수 있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즐기는 음악보다 늦은 밤 혼자 숨죽이고 들을 만한 음악을 많이 담아냈어요.”(윤하)



 늘 그렇듯 윤하가 주로 곡을 쓰고, 승준이 노랫말을 붙였다. 여기에다 흐느끼듯 이어지는 해완의 기타와 가슴 속 생채기를 두드리는 상준의 드럼은 앨범의 음울함에 살을 붙였다. 특히 이번 앨범은 1번부터 11번 트랙까지 이어지는 서사 구조가 한 편의 단편소설을 닮았다.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어떤 기억’쯤 될까.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다.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지금, 여기’)”는 넋두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거로 여행을 떠난 화자는 “소중했던 순간은 조금씩 희미해진다(‘기억의 꽃’)”며 툴툴대다가 “보고 싶어 나 없이도 그렇게 웃게 될지(‘보고 싶어’)”라며 울분을 토한다. 그리고 마지막 트랙. “조금은 소중한 기억을 남겨달라(‘우리는, 거짓말처럼’)”는 당부로 이야기를 맺는다.



 “감정의 흐름을 따라 곡을 만들었더니 하나의 서사가 꾸려졌어요. 첫 곡부터 차례대로 들으면 우리 음악과 교감하기 더 쉬울 겁니다.”(윤하)



 ‘보드카레인’이란 팀명은 이들의 음악을 또렷이 증언한다. 독한 술인 보드카가 비처럼 내리는 상상 속 장면이다. 생각해보라. 보드카 비에 젖어 들고 있는 당신의 심신을. 몽환적 상태로 흐느적거리지 않을까. 승준은 “보드카에 어떤 재료가 첨가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맛의 칵테일이 되듯 우리 음악도 다양한 색깔로 변해갈 것”이라고 했다. 3집 타이틀에 감춰진 비밀 하나. ‘Faint’는 ‘희미한’이란 뜻이지만, 종종 ‘실신할 것 같은’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그러니 주의하자. 보드카레인의 농익은 브릿팝에 취해 실신할 지도 모르니까.



글=정강현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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