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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처럼 지급하고 … 크리스마스 때 추첨 … 톡톡 튀는 복권 비즈니스





세계의 복권 현장을 가다 ① 복권도 산업이다



미국 정치가 토머스 제퍼슨은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희생 없는 조세(Painless Tax)’라고 했다. 한국도 복권 수입의 40%를 공익기금으로 쓰고 있다. 사진은 로또 추첨 장면. [나눔로또 제공]



연말이다. 새해가 되면 ‘복권 시즌’이 곧 돌아온다. 로또의 2005~2009년 월별 회차당 평균 판매액을 보면 1~3월이 470억원 이상으로 높고, 연말로 갈수록 낮아진다. 연초에 행운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복을 기원하면서 복권을 사는 이는 많지만, 아직 여론은 복권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복권이 많이 팔리면 당장 ‘사행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복권 수입의 절반은 당첨금으로 가고, 40%가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기금으로 사용되는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계의 복권산업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 10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 북쪽의 순드뷔베리. 스웨덴 국영 복권사업자 ‘AB 스벤스카 스펠’의 본토 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사무실 복도에는 이곳에서 인기 있는 즉석복권 ‘트리스(TRISS)’의 홍보물이 커다랗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첨되면 5만 크로네(약 843만원)를 50년간 매달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KOTRA 스톡홀름 사무소의 김재엽 대리는 “연금식 복권인 트리스는 스웨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는 스웨덴 친구가 덜컥 당첨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몇 차례 구입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연금식 복권은 고액 당첨자의 인생에 갑작스러운 충격을 주지 않고 사행성도 비교적 적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에선 내년 4월에야 이런 연금식 복권이 나올 예정이다.



 핀란드의 국영 복권회사인 베이카우스는 한국의 통신회사 카드와 비슷한 고객 카드를 나눠 준다. 다양한 문화행사에 할인 혜택을 주는 한편 고객의 복권 구매를 제도적인 틀 안에서 모니터링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일반 민간 기업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고객관계마케팅(CRM) 기법이 이미 복권산업에도 깊숙하게 자리 잡은 것이다.



 세계의 복권사업자들은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며 새로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재정위기가 우려되는 스페인에선 요즘 세계 최고액 당첨금으로 유명한 ‘엘 고르도(뚱보)’ 크리스마스 복권을 구입하려는 이들이 복권 판매대 앞에 긴 줄을 서고 있다. 이 복권은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 추첨한다. 성탄절 마케팅의 하나다.



 영국에는 우편번호를 이용해 추첨하는 복권도 있다. 복권 구입자와 지역사회가 복권 당첨금을 나누는 방식이다.



 급기야 ‘세계복권’ 얘기까지 나왔다. 아이디어 차원만이 아니다. 최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세계복권총회에서 세계복권 발행 문제가 제기됐다. 영국 복권사업자인 캐멀럿이 주도하는 세계복권은 2009년부터 논의돼 왔으며 현재 전 세계 48개국이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이미 유럽 9개국은 ‘유로밀리언’이라는 이름의 연합복권을 발행 중이다.















 복권사업은 대부분 공공성 측면에서 정부나 공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세계복권은 각 나라 국경 안에서 벌어지는 정부의 독점적 복권사업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한국의 복권위원회도 세계복권 추진 동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복권시장에 대한 도전은 세계복권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사행성 게임 등 새로운 게임방식이 출현하면서 전통적 복권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모바일 환경이 스마트폰 위주로 급변하면서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복권 구입률이 낮은 1976~91년생인 ‘Y세대’가 부상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영국 복권사업자 캐멀럿은 11월 세계복권총회 강연에서 “복권산업도 상업적 비즈니스”라고 선언했다. “판매와 마케팅에 있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규제 분위기가 강한 한국과는 영 분위기가 다르다.



 해외에선 사행산업도 사업적 매출 성장과 사회적 규제가 모두 필요한 영역인 만큼 성장과 규제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94년 민간 컨소시엄인 캐멀럿에 국영복권을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줬고 그 대가로 수익금의 40% 이상을 배분받고 있다.



 복권의 산업적 측면은 복권 솔루션(프로그램)과 단말기 시장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세계복권 솔루션·단말기 시장의 80%는 인트라롯·G-테크·SGI 등 3개 외국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현재 나눔로또는 그리스 회사인 인트라롯의 프로그램을 쓰고 있으며 로열티로 5년간 71억원을 내고 있다. 한국도 뒤늦게 핀란드 등 게임 솔루션을 개발한 외국 사례를 참고해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서경호(핀란드·스웨덴)·김원배(미국·캐나다)·권호(프랑스·네덜란드) 기자



⑦ 재미있는 복권 상식



복권은 중독성이 적다




복권도 우연에 의해 이용자에게 재산상의 이익과 손실을 준다는 점에서 사행(射倖)산업에 속한다. 하지만 복권은 무작위 확률 게임이다. 인터넷에 ‘로또 비법’ 등이 난무하지만 다 부질없다. 당첨될 기회는 오로지 확률, 즉 운에 의해 결정된다. 게임을 이기는 방법과 기술이 필요한 카지노나 경마 등의 사행사업과는 다르다. 도박이나 다른 사행사업에 비해 사행성도 매우 낮다. 당첨 확률이 현저히 낮은 특성 때문에 중독성이 거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서도 복권은 당첨될 기회가 오로지 확률, 즉 운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다른 사행 업종과 같이 당첨을 위한 기술이 간여될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이 스포츠 토토를 복권에 포함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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