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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그들을 ‘새일맘’이라 불러주었더니 …







임미진
경제부문 기자




“우리를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통화를 시작하며 그녀는 이렇게 인사했다. 대형마트 캐셔로 일하는 40대 여성이었다. “중앙일보에 최근 연재된 새일맘(새로 일을 시작한 엄마들) 기사를 조회 시간에 돌려봤어요. 우리가 산업의 기둥이라고 해서 자부심이 생겼어요. 새일맘이란 이름도 너무 예뻐요. 다들 그냥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나왔느냐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우리는 일하는 자체가 즐겁고 좋은데.” 그는 “기사 덕에 우리 일을 긍정적으로 봐주는 분이 늘 것 같다”며 웃었다.



 취재를 시작할 땐 기자도 새일맘이 산업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몰랐다. 통계상 일하는 기혼 여성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 점점 많은 기업이 이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정도만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아니었다. 일부 회사는 새일맘 없이는 돌아갈 수 없었다. 매출의 80%를 새일맘이 올리는 대기업, 직원의 절반이 새일맘인 대기업이 적지 않았다. ‘기둥’이란 표현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새일맘을 고용하는 기업도 진화하고 있다. 새일맘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한다.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장기 근속자에게 학자금 지원 같은 복지 혜택을 주기도 한다. 월급을 못 올려주는 대신 안정적 일자리를 약속하는 회사도 많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약속이나 한 듯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52.2%에 그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회원국 중 뒤에서 여섯째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든다며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약속했지만 별 성과가 없다. 정부 차원에서 새일맘 고용 기업이 어떻게 이들을 끌어안는지를 연구해 볼 만하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거창할 게 없다. 이름만 제대로 불러줘도 진일보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선 이들 재취업 여성을 따로 칭하는 용어가 없었다. 그래서 아줌마라 불러왔다. 아줌마가 아니다. 새일맘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름을 불러주면 그들이 꽃이 된다.



임미진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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