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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술·먹 향기 머금은 산골 미술관





함평 잠월미술관 ‘산내리 점방’전



전통 술 모평주 전수자인 홍순자(맨 왼쪽)씨와 산내리 주민들은 11일 잠월미술관에서 전시회 개막 행사를 열었다. [잠월미술관 제공]





“산골 마을에 이런 미술관이 있다니… 꼭 횡재한 기분이에요.”



 20일 오후 전남 함평군 해보면 산내리 잠월미술관. 100㎡ 남짓한 공간에 작품 15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김현덕(천연염색)·김광옥(한국화)·서재경(서예)·정희창(도예)씨 등 광주와 함평에서 활동하는 작가 4명이 내놓은 예술품이다. 두 딸 가원(5)·주원(3)과 함께 미술관을 찾은 주부 정은영(37·광주시 서구 풍암동)씨는 “어렸을 적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던 고향 마을처럼 편안하다”며 “도시의 대형 미술관과는 다른 멋과 정취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곳에 전시된 작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함평의 전통 술인 모평주(酒)를 주제로 한다는 점이다. 파평 윤씨 집안의 비법으로 빚은 모평주는 600여 년의 전통을 지녔다. 함평 모평마을은 파평 윤씨 집성촌이다. 윤씨 집안의 며느리인 홍순자(80)씨가 맥을 잇고 있는 모평주는 진하지 않으면서 깔끔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이 술을 주제로 한 ‘산내리 점방’ 전시회가 잠월미술관에서 31일까지 열린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전통 술을 예술을 통해 새롭게 조명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전시회를 기획한 인턴 학예사 주세나씨는 “술이 작가들에겐 친구이자 예술적 동료란 점이 전시회의 출발점이 됐다”며 “김현덕씨의 작품 ‘이백과 놀다’는 중국의 시선 이태백의 시에서 영감을 얻었고, 도예가 정희창 선생은 모평주를 담은 술병과 술잔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30여 가구가 사는 산내리에 미술관이 들어선 건 2006년 가을. 번잡한 도심을 피해 시골에 미술관을 세우겠다는 바람을 가졌던 김광옥(53·미술교사)씨가 부인 임혜숙(50)씨와 함께 문을 열었다. 누에를 닮은 마을 뒷산의 자락에 자리잡아 잠월(蠶月)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8월엔 마을 주민 박현구·장복님·정앵순·정기님·윤영숙·김현순·심효덕 할머니 등 7명이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Hello, 산내리 할매!’전을 했다. 당시 사연이 TV 예능프로그램에도 소개돼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전시실 한 켠에는 점방도 있다. 쌀과자·쫀득이·건빵과 짚으로 만든 달걀 꾸러미,양초 등은 1960∼70년 대의 추억을 되살려 준다. 옛날 사진과 졸업 앨범도 가져다 놓았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좋다. 주말과 휴일엔 100여 명이 찾는다. 박갑수(43·경기도 용인시)씨는 “천연 감물의 향, 먹·흙의 향이 모평주의 진한 향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며 “어린 시절 점방에서 간식거리를 사 먹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회였다”고 말했다.



 김광옥 잠월미술관장은 “수도권과 제주도에서도 찾아 온다”며 “보통 사람들과 친근하다는 게 우리 미술관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관람 문의:061-322-6710.



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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