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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걷히자 ‘그때 그 자리’에서 K-9·벌컨포 일제히 불 뿜어





긴박했던 20일 훈련 재구성



우리 군은 20일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4시4분까지 연평도 해상에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군은 K-9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등으로 1시간34분 동안 1800여 발을 발사했다. 위 사진은 2010년 2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실시된 대규모 훈련에 참가해 사격 중인 K-9자주포. [중앙포토, 연합뉴스]





군 당국은 20일 해병대 연평부대 사격훈련 개시 시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사격구역인 연평도 서남쪽 해상과 북한 해안포 기지에 낀 해무, 북한군 도발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저울질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타격 경고 때문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 브리핑을 통해서도 사격에 동원된 무기체계와 발사 수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고도의 대북 심리전 인상을 풍겼다. 북한에 대한 정보 차단의 색채도 묻어났다.



오전 8시. 합참은 “오늘 연평도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개시한다”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훈련의 구체적 시간은 알려주지 않았다. 5분쯤 뒤 연평도. 면사무소는 “금일 중 사격훈련을 실시하니 주민들은 대피하라”는 방송을 실시했다. 통상 사격훈련은 대피 방송 후 2~3시간 뒤 실시한다. 연평면 사무소는 오전 9시에도 대피방송을 했다. 오전 10시쯤, 군 당국은 훈련을 오후로 연기했다. 해무가 짙어 100m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북한군의 동향과 사격훈련 탄착지점을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격훈련이 순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 나왔다. 하지만 군은 “오늘은 반드시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기상 여건은 연평도뿐만 아니라 북한 지역의 기상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격을 실시할 경우 우리 군의 대응 사격 목표물을 확보할 수 있는 기상 조건에서 훈련을 실시하겠다는 얘기다.









백령도 벌컨포 진지. [중앙포토, 연합뉴스]







 낮 12시30분. 연평도 면사무소는 3차 주민 대피 방송을 실시했다. 오후 2시30분, 연평부대의 K-9자주포가 불을 뿜으며 94분에 걸친 사격훈련이 시작됐다. 국방부와 합참, 연평도 현지는 긴장된 분위기에 휩싸였다. 북한군의 대응 사격은 없었다.



훈련은 지난 달 23일 연평도에서의 사격훈련과 같은 장소에서 실시됐다. 사격 구역은 연평도 서남쪽 가로 40㎞, 세로 20㎞ 해상이었다.



 훈련에는 K-9자주포와 105㎜ 견인포, 60·81㎜ 박격포, 벌컨포 등이 동원됐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증강된 K-9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 등은 북한의 무도와 개머리 진지를 겨냥하고 있었다. F-15K·KF-16 전투기는 북한 공군기의 공격에 대비해 공대공 미사일과 북한군 진지를 타격할 수 있는 공대지 미사일도 장착하고 초계 비행을 펼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도 북한군의 포격 원점 파악을 위해 서해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군사정전위와 유엔사 대표들이 사격훈련을 참관했고, 주한미군은 훈련을 지원했다. 북한군도 경계태세를 강화했지만 일단 특이 동향은 없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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