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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맘] 근무시간 원하는 대로 …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혜택도





⑤ 대형마트의 얼굴, 캐셔



대형마트 새일맘(위부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은 매장의 얼굴이다. 새일맘의 표정과 말투가 매장의 인상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각 업체 제공]



새일맘은 대형마트의 얼굴이다. 매장 곳곳에서 고객 안내와 상품 문의, 계산 업무 등을 대부분 새일맘이 맡는다. 그중 특히 새일맘 인력이 많이 집중돼 있는 부분이 계산 업무다. 대형마트 3사의 캐셔(계산원) 인력만 합쳐도 1만5000여 명(기업형수퍼마켓 근무자 포함). 2006년(9015명)과 비교해 60% 이상 늘었다. 그만큼 새일맘에 대한 인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인 것이다.



오전 9시15분. 이마트 성수점(서울)의 고요한 매장이 새일맘들의 목소리로 조금씩 깨어난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새일맘들이 계산대 근처를 정리하고, 환전을 하며 손님 맞을 채비를 한다. “오늘도 밝은 표정으로 고객들을 대합시다.” 새일맘들은 조회에서 서로에게 웃어 보이며 마음가짐을 다잡는다.



 마트가 가장 바쁜 시간대는 크게 셋으로 나뉜다. 아침 식사를 마친 주부들이 외출을 시작하는 오전 11시~오후 1시, 저녁 찬거리가 많이 팔리는 오후 5~7시, 마감 세일을 노리는 직장인이 몰리는 오후 10~11시대다. “줄이 길다고 정신없이 계산만 하면 오히려 손님들이 불친절하다고 여기시죠. 눈을 맞추고 ‘이거 맛있어요’ ‘많이 추우시죠’ 하면서 인사를 건네는 걸 좋아하세요.” 이마트 성수점 박종성(49) 캐셔의 설명이다.



 2시간마다 돌아오는 30분 휴식 시간과 조끼리 함께 하는 점심 시간은 캐셔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 각자 집에서 싸온 간식거리를 나눠 먹으며 수다 꽃을 피운다. 박씨는 “이 일 하는 가장 큰 재미가 동료들끼리의 대화다. 집에 있다가도 어서 근무하러 가고 싶을 정도”라며 웃었다.



 밤 12시,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마지막 근무조의 새일맘들이 마트를 정리하고 나온다. 박씨는 “일을 마감하고 마트를 나서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리고 상쾌한 기분이 든다”며 “직장을 나서면 일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도 이 직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새일맘이 없으면 대형마트는 돌아가지 않는다. 캐셔들은 계산 업무뿐 아니라 고객 안내, 불만 접수 등 매장 운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근무 시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는 편이다. 이마트는 6~8시간, 홈플러스는 4시간 30분~8시간 사이에서 원하는 대로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최소 근무 시간 제한이 없다. 근무 시간대도 오전-오후-저녁대를 고를 수 있다. 아이가 어린 새일맘들은 대개 오전에 잠깐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자녀들을 다 키운 새일맘 중에는 느지막이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도 있다. 심야 근무는 50%의 수당을 얹어 주기 때문이다. 주말에 마트를 연다고 휴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자 근무조를 바꿔 가며 근무하기 때문에 주 5일 근무는 보장받는다. 휴일 근무 역시 50%의 수당이 따로 나온다.



 주된 업무인 계산은 상당한 강도의 육체적 노동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매장이 2시간 근무 뒤 30분 휴식하는 식으로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도 많다. 일부 대형마트는 2008년부터 캐셔들에게 계산대 의자를 제공하고 있다. 굳이 일어서지 않아도 물건을 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전국 모든 매장에 ‘캐셔 휴게실’을 설치해 온돌 바닥을 깔고 안마 의자와 발마사지기를 구비했다.



 3대 대형마트는 2007년 중반부터 캐셔 직군에 대해 정규직화 작업을 시작했다. 정규직과 같은 직급·호봉 체계는 아니지만, 본인이 원할 때까지 근무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주는 것이다. 이마트의 경우 입사와 동시에 고용이나 복지 혜택에서 정규직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홈플러스·롯데마트의 경우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정규직화 이후 가장 달라지는 점은 복지 혜택이다. 3사가 모두 학자금·콘도·의료비 같은 복지 혜택을 기존 정규직 직원과 똑같이 제공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도 지급한다. 홈플러스 장진호 팀장은 “올여름에 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무상 영어캠프’ 교육에 당첨된 100명의 직원 중 20명이 캐셔였다”며 “직원에게 분양하는 가족 농장을 신청해 가꾸고 있는 캐셔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월급은 보통 80만원(주 23시간 근무)~120만원(주 40시간 근무) 정도다. 업체마다 시간 외 초과 근무나 심야 근무에 대해선 50%의 수당을 준다. 또 여기에 성과급을 얹어주는 회사도 있다. 홈플러스 정선희 과장은 “잘나가는 영업 사원과 비교하면 월급이 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급여라는 점에서 만족하시는 분이 많다”며 “정규직화가 됐을 때 받는 의료비·학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고려하면 실제로 가계에 더 많은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알뜰 쇼핑’의 기회가 많다는 것도 캐셔만의 장점이다. 매장 돌아가는 걸 가까이서 보다 보니 덤 행사나 반짝 세일 같은 기회를 저절로 알게 되는 것. 새일맘 대부분이 업무 시간 뒤에는 매장을 한 바퀴 돌며 장을 보고 퇴근하는 것이 일과처럼 돼 있다. 정규직화된 직원들은 마트 제품을 살 때 5% 정도 직원 할인도 받는다.



 흔하진 않지만 승진의 기회도 있다. 캐셔들을 지도하는 관리직으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마트의 ‘수퍼바이저’, 롯데마트의 ‘리더사원’이 대표적인 예다. 홈플러스는 우수 사원을 정규직으로 뽑아 대졸 사원처럼 진급시키기도 한다. 롯데마트에서 8년째 일하고 있는 김명아씨는 올 4월 리더사원이 돼 캐셔들의 근무 스케줄을 계획하는 업무 등을 맡고 있다. 리더사원이 되면서 급여도 40~50% 정도 인상됐다. 롯데마트 권혁인 과장은 “우수한 역량을 발휘하는 분들을 리더사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일반 캐셔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캐셔직의 또 다른 매력은 ‘동료애와 소속감’이다. 혼자 다니며 영업하는 방문 판매직과 달리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주부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점포 분위기나 동료들 간의 관계가 캐셔들의 근속 기간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마트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 회사가 캐셔들의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그래서다. 홈플러스는 15명 이상의 직원들이 모여 동호회를 결성하면 직원당 매달 2만원을 지원한다. 캐셔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호회는 ‘등산 동호회’다.



 대형마트 및 기업형수퍼마켓(SSM) 매장이 늘면서 캐셔 수요도 급증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 등 매장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캐셔 모집 경쟁도 치열한 편. 또 인천광역시나 충남 천안시 같이 공업단지가 있는 곳도 대체 일자리가 많아 캐셔 모집이 쉽지 않다. 반면 경쟁 업체가 적은 일부 지방 점포는 캐셔 채용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이마트 김석순 인력개발팀장은 “벼룩시장 같은 정보지와 점포 홍보 게시물, 영수증 꼬리표 등으로 캐셔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특히 인터넷 지원 신청이 어려운 중년 여성분들은 각 점포에 문의하면 신청을 도와드린다”고 안내했다.



임미진 기자



◆새일맘(새로 일을 시작한 엄마)



출산·육아로 사회생활을 쉬다 다시 일터에 뛰어든 기혼 여성. 방문판매·유통서비스·배달·보험·교육사업 등이 주요 활동 분야다. 본지는 ‘워킹맘’이란 단어로는 이들만의 특성을 다 드러내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가들과 상의해 이들을 규정하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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